
전남지역에 최근 전기장치 부정사용 등으로 인한 화재 사고가 잇따르면서 경찰이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고령화의 어두운 그늘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19일 전남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남지역의 화재감식 건수는 총 113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전기적 원인이 절반을 훌쩍 넘는 68건(51.1%)에 달했으며, 부주의에 의한 화재 (25건, 18.7%)가 뒤를 이었다.
세부적으로 전기적 원인의 경우 KC 인증을 받지 않은 저가 제품 사용, 관리자 또는 사용자의 안전관리 미흡이 주요 화재 원인으로 나타났다.
부주의 유형은 논·밭 태우기, 쓰레기 소각, 담배꽁초 투기가 대다수를 차지했다.
화재 발생 형태에 다소 차이는 있지만, 두 원인 모두 지역 고령자들의 생활 행태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사실 전남 지역엔 이미 전체 인구 대비 65세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20%가 훌쩍 넘어가고 있다.
마을 단위로 좁혀 가 보면 거의 50%가 넘는 곳들도 수두룩하다.
일부 고령자들은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못하다 보니, 돈을 아끼고 싶은 마음에 안전이 제대로 확보되지 않는 전기장치들을 사용하는 경우가 흔한 것이 현실이다.
여기에 전기시설 사용에 관한 정보에도 상대적으로 취약하다 보니 기본 수칙을 어기는 경우가 심심치 않게 목격된다.
최근 정격용량을 초과한 채 문어발식 콘센트를 사용하다 주택에서 사고 난 순천, 영광 화재가 대표적이다.
부주의 화재 역시 시골서 생활하는 고령자들이 안전 확보 없이 불필요하게 쓰레기 및 밭을 태우다 발생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실제 올해 담양에서 쓰레기를 소각 중 불길이 번져 미처 피신하지 못한 80대 할머니가 안타깝게 사망한 사건도 있었다.
전남 경찰은 유사 사고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여러 관련 예방 시스템을 정비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화재감식전담팀(4명)을 신설해 사고 원인 규명에 힘쓰고 있다.
특히 발화 원인 및 방·실화 등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여기에 지역 상황에 맞춘 화재 방지 홍보 활동도 함께 전개하고 있다.
최현 전남경찰청 과학수사계장은 "화재는 '괜찮겠지'라는 한순간의 방심에서부터 시작된다"며 "기본적인 화재 예방 안전 수칙을 준수하는 것이야말로 대형 사고를 막고 도민의 안전과 평온한 일상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생활 속 안전 수칙을 준수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라며 "KC 인증을 받은 제품만 사용하고, 낡은 전기배선은 수시로 확인 교체해야 하며 한 콘센트에 여러 전기 시설을 동시에 사용하면 절대 안 된다"며 "건조한 날씨에 논·밭 태우기, 담배꽁초 투기, 쓰레기 소각행위를 하지 않는 등 작은 관심만으로도 충분히 부주의에 의한 화재는 막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호남취재본부 심진석 기자 mour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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