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비사자' 바람이, 딸 '구름이'와 한집에서 산다아시아경제 기사제공: 2025-03-31 18:10:19

앙상한 몸 때문에 '갈비사자'라는 별명을 얻었던 노령사자 '바람이'(21)가 다음 달 딸 사자인 '구름이'(8)와 합사에 들어간다.
구름이는 부녀 상봉 전 중성화 수술을 받는다.

3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청주시는 김해 부경동물원에서 구조한 수사자 바람이와 딸 사자인 구름이(8)가 다음 달 청주동물원에서 합사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청주동물원의 합사 결정에 따라 구름이는 다음 달 1일 이 동물원 야생동물보전센터에서 중성화 수술을 받을 예정이다.
이는 수사자 바람이와의 근친교배를 막는 동시에 생식기계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다.
생식기계 질환은 번식이 중단된 대형 암컷 고양잇과 동물에게서 자주 발생하는데, 구름이와 함께 청주동물원에 사는 암사자 '도도'도 과거 자궁축농증 등으로 생사의 고비를 넘기기도 했다.

구름이는 수술 후 회복 기간을 거친 뒤 내달 11일 야생동물보호시설 주 방사장에서 아빠 바람이와 부녀상봉을 하게 된다.
원래 바람이와 구름이는 둘 다 경남 김해시의 부경동물원에서 살았다.
그런데 2023년 6월 김해시청 홈페이지 '김해시장에 바란다'에는 부경동물원 동물들이 방치되고 있다는 비난과 민원이 빗발쳤다.
당시 민원인들은 갈비뼈가 앙상하게 드러날 정도로 마른 사자의 사진을 올리며 동물원 폐쇄 요구까지 했다.
늑골이 드러날 정도로 비쩍 말라 '갈비사자'라는 별명이 붙은 이 사자가 지금의 바람이다.

이후 이 사자는 2023년 7월 청주시가 운영하는 시립동물원인 청주동물원으로 옮겨져 '바람이'라는 이름을 얻었고, 이후 왕성한 식욕을 자랑하고 흙을 밟으면서 건강한 모습을 되찾았다.
하지만 부경동물원은 바람이의 이사 후, 실외 사육장에서 기르던 바람이의 딸인 4살 암사자를 빈 실내 우리에 넣으면서 여론을 더욱 악화시켰다.
부경동물원은 열악한 사육환경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자 결국 그해 11월 폐쇄됐다.

이후 구름이는 강원 강릉의 동물농장에서 임시 보호되다가 지난해 8월 청주동물원으로 옮겨져 아빠 바람이, 도도와 합사를 위한 대면 및 교차 방사 훈련을 받았다.
부경동물원에서 생활할 당시 부녀 사자는 근친교배 우려로 한 번도 함께 지낸 적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청주동물원 관계자는 "구름이의 수술은 빠른 회복이 가능한 복강경으로 진행된다"며 "수술 중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다른 동물원의 수의사들과 협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