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판자촌’ 구룡마을, 친환경 주거단지로 변신세계일보 기사제공: 2025-04-01 06:00:00

서울시, 재개발 설계안 공개
3800세대 규모로 2029년 완공
신혼부부 600여세대 공급 추진
원주민 67% 이주… “연내 완료”
2025년 하반기부터 부분 철거 돌입

서울의 ‘마지막 판자촌’으로 불리는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이 약 3800세대의 자연친화적 주거단지로 새롭게 거듭난다.
서울시는 2029년 완공을 목표로 청년·신혼부부·노년층 등 전 세대가 공존하는 자연친화 주거단지로 조성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이 같은 내용의 디에이그룹엔지니어링·행림종합건축사사무소 컨소시엄의 ‘구룡마을 도시개발사업’ 설계 공모 당선작(조감도)을 31일 공개했다.
시는 이번 설계를 통해 구룡마을을 대모산, 구룡산 등 주변의 자연환경과 어우러짐과 동시에 주민 편의를 위한 다양한 시설을 갖춘 자연친화적 마을로 조성할 방침이다.
공원, 녹지, 교육·연구·의료시설을 도입해 도심지와 물리적으로 단절됐던 지역을 주변과 연결한 상생마을로 변모시킨다는 구상이다.

구룡마을은 2012년 8월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됐으나 개발 방식에 대한 의견 차 등으로 난항을 겪었다.
이후 2014년 12월 재개발이 본궤도에 올랐다.
토지 주인과 무허가 판자촌 거주민과의 보상 협의를 거쳐 2024년 5월 개발계획 변경안이 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통과했다.
시는 개발계획 변경 당시 용적률 상향 등 규제 완화를 통해 세대 수를 기존 2838세대에서 3520세대까지 늘린 바 있다.
시는 이번 설계 공모 당선작을 기반으로 개발계획을 다시 변경할 경우 주택 공급 규모가 약 3800세대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신혼부부에게 우선 장기전세주택을 제공하는 ‘미리내집’은 600세대 이상 규모로 공급 확대를 검토한다.

시는 연내 원주민 이주 완료를 목표로 사업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토지와 지장물 소유자에 대한 협의 보상 절차는 마무리 단계인 것으로 전해졌다.
시는 상반기까지 ‘수용재결’ 과정에 있는 일부 보상 절차를 마무리하고, 하반기부터 빈집 부분 철거를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구룡마을 거주 1107세대 중 736곳(66.5%)은 이주를 마친 상태다.
개별 이주 세대를 제외한 626세대는 구룡마을 인근 행복주택으로 이주를 마쳤다.
시는 생활이 어려운 구룡마을 내 거주민을 위해 2023년 5월부터 임시 이주 추가 지원 대책을 마련해 운영 중이다.
신청자를 대상으로는 임대 보증금 전액 면제, 임대료 감면율 확대 등을 시행 중이다.

이번 설계 공모에 당선된 업체는 공공주택의 기본 및 실시설계권을 받는다.
설계비는 154억원, 설계 기간은 24개월이다.

시는 당선작을 토대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및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개발계획 변경에 나설 예정이다.
사업 추진에 필요한 행정절차도 신속히 추진되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김창규 시 균형발전본부장은 “빠른 시일 내 양질의 주택 물량을 충분히 공급해 해당 지역을 주거·녹지·교육시설을 고루 갖춘 양질의 주거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병훈 기자 bhoo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