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구미 지역 수출 기업들이 미국의 고율 관세 정책에 직·간접적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구미상공회의소(회장 윤재호)가 지역 내 104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트럼프 관세정책에 따른 구미 기업 영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72.3%가 관세 정책으로 인한 충격을 피할 수 없다고 답했다.
반면 25.7%는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응답했으며, 1.9%는 경쟁국 관세 인상에 따른 반사이익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 美 수출 협력업체 직격탄…부품·원자재 납품업체 타격
관세 영향을 받는 기업 유형을 살펴보면 ‘미국 수출 기업에 부품·원자재를 납품하는 협력사’가 32.5%로 가장 많았다.
이어 ‘對美 완제품 수출기업’(14.3%), ‘對美 부품·원자재 수출기업’(11.7%) 순으로 나타났다.
지역 전체 수출에서 對美 비중은 11%에 달하며, 주요 수출 품목으로 ▲무선통신기기(13.9%) ▲정밀화학원료(12.5%) ▲기타기계류(10.2%) ▲반도체(6.8%) ▲플라스틱 제품(6.2%) 등이 꼽혔다.
이에 따라 해당 업종을 중심으로 매출 하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 기업들 “매출 감소가 가장 큰 우려”
트럼프 관세 정책으로 인한 가장 큰 우려는 ‘간접 영향으로 인한 매출 감소’(56.6%)로 나타났다.
이어 ‘고율 관세로 인한 수익성 악화’(19.7%), ‘고객사·유통망과의 계약 조건 악화’(11.8%), ‘부품·원자재 조달망 조정 부담’(6.6%), ‘미국 시장 내 가격경쟁력 하락’(3.9%), ‘생산기지 이전에 따른 추가 비용 부담’(1.3%) 순으로 우려가 컸다.
◆ 대응책 마련 기업 30% 미만…소극적 대응 지속
기업들의 대응책 마련 수준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 기업 중 대응책을 마련한 곳은 29.5%에 불과했으며, 52.6%는 동향만 모니터링 중인 상태였다.
대응 계획을 수립하지 못한 기업도 17.9%에 달했다.
대응책을 모색 중인 기업 가운데 ‘원가 절감 등 자체 대응책’을 추진하는 곳이 26.9%, ‘현지 생산 및 시장 다각화 등 근본적인 관세 회피 전략’을 고려하는 곳은 2.6%에 불과했다.
◆ 구미상의 “정부 차원 지원 대책 시급”
구미상의는 기업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5월 중 수출기업을 위한 ‘찾아가는 상담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또한, 구미상의 5층에 위치한 코트라(KOTRA)에서는 ‘관세 대응 119’를 운영하며 피해 기업 지원에 나선다.
심규정 경제조사팀 기업유치팀장은 “관세 정책 변화로 인한 기업 경쟁력 약화를 방지하기 위해 정부 차원의 실질적인 지원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영남취재본부 권병건 기자 gb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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