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4월 4일 오전 11시 22분. 전남 목포 평화광장 일대는 환호와 환희로 가득 찼다.
광장 주변으로 설치된 대형 모니터에서 흘러나온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의 "윤석열 대통령을 파면한다"는 말이 나오면서다.
이곳에 모인 전남도민 500여명의 함성은 민주주의가 살아 돌아오길 바라는 간절함의 절규이기도 했다.
이날 현장엔 지역 시민사회단체가 모두 모인 윤석열 퇴진 사회 대개혁 목포시민 주권 행동 주최로 '목포 시민문화재'가 오전 10시부터 진행됐다.
예정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인용 및 기각 여부를 보기 위해 모인 도민들은 목놓아 탄핵 찬성을 외쳤다.
지난 2·3 비상계엄을 선포한 때로부터 122일 동안 이어진 민주주의 파괴의 순간을 목도한 만큼, 이제는 용서가 안 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내란음모 윤석열 탄핵' 문구가 적힌 푯말을 들고 헌재의 올바른 결정이 나오길 간절히 염원했다.
약 한 시간여 뒤면 현재의 최종 결과를 들을 수 있었지만, 일부 도민들은 "혹시나 잘못되면 어쩌나"하며 내심 긴장감을 표현하기도 했다.
오전 11시께 행사 주최 측에서 설치한 모니터에선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 윤석열 대통령 난핵심판 선고를 위해 들어서는 8명의 헌법재판관의 모습이 비쳤다.
순간 정적이 흘렀고, 어수선하던 광장의 분위기도 일시 차분해졌다.
'지금부터 2024헌나8 대통령 윤석열 탄핵 사건에 대한 선고를 시작하겠습니다'란 말과 함께 문 헌재 소장 권한대행이 선고문을 읽어 내려가자 광장에 모인 모든 이들이 이내 집중하기 시작했다.
"이 사건 계엄이 해제되었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계엄으로 인하여 이 사건 탄핵 사유는 이미 발생하였다"란 말이 모니터에 흘러나오자 이곳에 모인 이들의 환호성이 광장을 메웠다.
최대 쟁점이었던 국회의 권한 행사 위법 여부에 대해 "국회의 탄핵소추, 입법, 예산안 심의 등의 권한 행사가 이 사건 계엄 선포 당시 중대한 위기 상황을 현실적으로 발생시켰다고 볼 수 없습니다"란 판단이 나올 땐 그야말로 광장이 떠나갈 듯 포효가 터져 나왔다.
그렇게 약 20여분에 걸친 선고문 끝에 재판관 만장일치로 "윤석열 대통령 파면"이 최종 확정되자, 일부 도민은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일제히 민주주의의 승리라며 한 목소리를 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이현승 씨는 "너무 기쁘다.
그리고 당연한 결과다"라며 "이제 남은 것은 대한민국이 바른길로 나아가는 것뿐이다"고 소회를 밝혔다.
인근 영암에서 왔다는 변주성씨도 "어쩌면 헌재의 결정이 너무나도 늦게 나온 것이다"라며 "윤 대통령 탄핵은 당연한 결과인데, 왜 우리가 이렇게 고통받아야 했는지 모르겠다.
쓰러질뻔한 민주주의가 다시금 일어섰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전남 지역엔 목포를 비롯해, 여수, 무안 등 12곳에 윤석열 탄핵을 지지하는 집회가 진행됐다.
호남취재본부 심진석 기자 mour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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