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이 헌법재판소로부터 파면 선고를 받은 이튿날인 5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은 적막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궂은 날씨 속에서도 대통령 경호처와 경찰 인력이 관저 정문 초소를 지켰지만, 경내로 드나드는 차량만 간헐적으로 목격될 뿐, 외부의 움직임은 뚜렷이 줄어든 모습이었다.
파면 전까지 한남동 일대에서 연일 탄핵 반대 집회를 열었던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모습도 이날은 자취를 감췄다.
관저 인근에서 라이브 방송을 이어오던 유튜버들 역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도로변에는 윤 전 대통령의 얼굴 사진이 인쇄된 현수막 두 개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구속을 촉구하는 구호가 적힌 현수막 한 개가 비에 젖어 힘없이 늘어져 있었다.
삼엄했던 경비도 한풀 꺾였다.
전날까지 다수 대기하던 경찰버스는 대부분 철수했고, 관저 입구도 일반인의 통행이 가능할 정도로 통제선이 완화됐다.
집회 참가자 분리를 위해 설치됐던 질서 유지선은 정리된 상태로 접혀 있었다.
윤 전 대통령이 한남동 관저에서 언제 퇴거할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측근들에 따르면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사저 외에 다른 거처를 물색 중이라는 이야기도 있어, 당분간 관저에 머무를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날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인근을 찾은 현장에서도 경호 인력이나 경찰 인력의 움직임은 눈에 띄지 않았다.
아주경제=박용준 기자 yjunsay@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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