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Z금]에서는 전 세계 Z세대의 삶과 가치관을 조명하며, 그들이 어떻게 사회를 변화시키고 있는지를 들여다보고자 한다.

출장 중 스트레스를 가장 많이 받는 세대는 Z세대인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사회생활을 시작한 탓에 대면 경험이 적고, 낯선 환경에 대한 적응력이 낮아 출장에 대한 심리적 부담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Z세대 근로자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출장 순간을 활발히 공유하는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최근 여론조사 전문기관 입소스UK와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글로벌 비즈니스 트래블(Amex GBT)이 미국·영국 출장자 1817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발간한 '미래 출장자와의 만남' 보고서에는 Z세대 70%가 '출장을 기대한다'고 응답했지만, 실제로는 출장에서 가장 큰 스트레스를 느끼는 세대로 나타났다.
미국에서는 Z세대의 52%, 영국에서는 47%가 출장을 스트레스 요인으로 꼽았으며, 이는 다른 세대보다 높은 수치다.
보고서는 "Z세대는 직장 내 가장 어린 세대이며, 출장에 대해 가장 복잡한 감정을 가진 세대"라고 평가했다.
직급과 급여 수준이 낮고, 조직과의 유대감이 깊지 않기 때문에 출장에 대한 만족도가 낮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변화한 근무 환경도 Z세대가 출장을 부담스럽게 느끼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Z세대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사회생활을 시작해 재택근무나 하이브리드 근무 환경에 익숙하다.
비대면에 익숙한 이들에게 출장은 예측이 어렵고, 감정적으로도 부담이 큰 오프라인 활동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것이다.
출장 스트레스의 원인으로 '경험 부족'을 지적하는 이들도 있다.
심리학자 마리 헬렌 펠레티에 박사는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출장은 일상과 다르다는 사실만으로도 부담이 되는 행위"라며 "선호 여부와는 상관없이 출장은 에너지가 필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회초년생일수록 출장 경험이 적은데, 경험 부족은 곧 불안과 스트레스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반면 밀레니얼 세대(1980~1994년생)는 출장을 비교적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뚜렷하다.
경력 개발, 팀워크 강화, 업무 동기 부여 등 다양한 측면에서 출장이 도움 된다고 본 것이다.
특히 출장을 활용해 휴가 계획을 짜는 이들도 적지 않다.
밀레니얼 응답자의 74%는 '출장 후 개인 여행 등 여가 일정을 추가하고 싶다'고 했다.
이는 전체 평균(68%)보다 높은 수치다.
출장을 단순한 업무가 아닌, 삶의 질과 커리어를 높이는 기회로 인식하는 시각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켈리 비버 입소스UK 최고경영자(CEO)는 "요즘처럼 불확실한 시대에 사회생활을 시작한 Z세대는 이전 세대보다 더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오프라인 협업은 직원의 몰입도와 유대감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기업은 Z세대의 스트레스를 이해하고 이를 덜어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반 콘와이저 Amex GBT 전략책임자는 "Z세대는 출장이 커리어 성장에 도움 된다는 점을 알고 있지만, 일정에 차질이 생기는 등 예기치 못한 일이 생기면 정서적으로 부담을 느낄 가능성이 크다"며 "AI, 디지털 시스템 같은 기술적 도구와 함께 사람의 직접적인 지원이 병행될 때 비로소 이들의 불안을 덜 수 있다"고 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