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안양〕최근 안양시는 FC안양에 30억 원의 추가 예산을 편성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많은 안양시민께 깊은 실망과 우려를 안겨줬다.
저 역시 한 사람의 시민으로서, 그리고 안양시를 대표해 예산을 심사하는 시의원으로서 당혹감과 안타까움을 감출 수 없었다.
시민 한 분 한 분이 낸 소중한 세금이 어디에, 어떻게 쓰이는지 궁금해하고 걱정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입니다.
하지만 시의회 예산 심사 과정에서 집행부가 제출한 자료는 성의 없었고, 산출 근거 또한 명확하지 않았다.
마치 모든 것이 이미 결정된 듯, 무성의한 답변만이 반복됐다.
시민을 존중해야 할 행정이 오히려 시민으로부터 멀어지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물론 FC안양의 1부 리그 승격은 우리 모두의 자랑이다.
그러나 시정은 특정 구단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안양에는 배구, 농구, 탁구 등 다양한 체육 활동이 존재하며, 이를 즐기는 수많은 시민들이 있다.
행정은 모든 시민이 골고루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공정하고 따뜻해야 한다.
누구 하나 소외되지 않도록 살피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지방행정이다.
문제는 단지 30억 원이라는 액수의 문제가 아니다.
지금 안양시 행정 전반이 특정 분야에 과도하게 쏠려 있다는 사실이 더 큰 문제다.
시장은 홈경기뿐 아니라 원정경기에도 참석하며, 시정을 뒷전으로 미루는 모습을 보여왔다.
그 사이 청년 일자리 확대, 교통 인프라 확충, 복지 강화, 재개발 갈등 해소와 같은 시민 생활과 직결된 시급한 과제들은 뒷전으로 밀렸다.
특히 안양시가 FC안양에 지나치게 집중하는 동안, 축구 외의 체육 분야에 참여하는 시민들은 상대적 박탈감과 소외감을 느끼고 있다.
모든 체육 종목과 시민이 고르게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이 절실히 필요하다.
특정 구단만을 위한 지원이 아닌, 모든 시민의 건강과 여가를 위한 균형 잡힌 체육 정책이 돼야한다.
이번 FC안양 추경 심사에서 결국 30억 원 중 10억 원이 삭감됐다.
이 결정은 단순한 예산 조정이 아니라, “시민을 먼저 생각하라”는 준엄한 시민의 목소리가 반영된 결과다.
하지만 FC안양 사무국은 끝내 불성실한 자료 제출과 무책임한 대응으로 일관하며, 시정 전반에 대한 시민의 신뢰마저 흔들리게 했다.
이와 관련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을 맡은 저는“추경은 긴급하거나 불가피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 제한적으로 편성돼야 한다.
정확한 예산 추계를 기반으로 자원을 배분하고 사업의 안정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력히 당부했다.
이는 단순한 권고가 아니라, 행정의 본질에 대한 재확인이다.
공공예산은 특정 이해관계나 일시적 인기몰이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
지금 안양시에 필요한 것은 명확하다.
첫째, 예산 편성 과정의 철저한 투명성이다.
시민의 세금이 어디에 어떻게 쓰이는지 명확히 설명하고, 충분한 협의와 소통을 전제로 예산안을 수립해야 한다.
특히 추경 예산과 같은 민감한 사안은 더욱 신중하고 정교하게 접근해야 한다.
둘째, 정책의 우선순위를 시민의 삶과 직결된 과제에 둬야 한다.
청년 일자리 창출, 교통망 확충, 복지 서비스 강화, 주거 안정 등 시민이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행정이 중심이 돼야한다.
셋째, 균형 있는 시정 운영이 필요하다.
특정 분야에만 편중된 행정은 또 다른 시민을 소외시킨다.
행정은 체육, 문화, 복지 등 다양한 영역을 고르게 지원하며, 모두를 포용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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