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조 찍은 쿠팡…이익률은 겨우 ○%?”세계일보 기사제공: 2025-05-08 09:00:00

쿠팡, 1분기 매출 11.4조에도 순이익률 1.4%…“쿠세권 확대·멤버십 혜택 강화 영향”

쿠팡이 올해 1분기 11조4876억원의 사상 최대 분기 매출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한 수치로, 6분기 연속 20% 이상의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영업이익도 2337억원을 기록하며 수익성 측면에서도 개선세를 보였지만, 영업이익률은 2%, 순이익률은 1.4%로 낮은 수준에 그쳤다.
업계에선 물류 인프라 확장과 멤버십 소비자 혜택 확대가 수익성 제고에 제약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한다.

◆쿠세권 확장에 물류 투자 2.5배↑…수익성은 ‘정체’

7일(한국시간) 발표된 쿠팡 Inc의 1분기 실적에 따르면 전년 동기(531억원) 대비 영업이익은 약 4배 증가했다.
다만, 지난 4분기(4353억원)에 비해선 줄어들며 예년 수준을 회복한 정도에 그쳤다.
4분기에는 물류센터 화재 관련 보험금 2440억원이 일시적으로 반영되며 이익이 부풀려졌다는 분석이 있다.

쿠팡의 영업이익률은 2023년 2분기 2.5% 이후 꾸준히 1~2%대를 유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물류 인프라 확대에 따른 고정비 증가로 영업이익률이 빠르게 상승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지적했다.

특히 쿠팡은 '쿠세권'(쿠팡 배송 서비스 가능 지역) 확대를 위해 대규모 물류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1분기 물류 인프라 투자액은 3471억원으로, 전년 동기(1421억원) 대비 2.5배 증가했다.
이로 인해 최근 12개월 기준 잉여현금흐름은 전년 14억7500만달러에서 10억2500만달러로 감소했다.

쿠팡은 경상도, 전라도 등 지방을 중심으로 물류 거점을 늘리고 있으며, 올해 들어서만 제주도 풀필먼트센터(200억원), 김해 스마트물류센터(1900억원), 충북 제천 물류센터(1000억원) 등에 투자를 단행했다.

거랍 아난드 CFO는 컨퍼런스콜에서 “기술 및 인프라 지출 증가로 인해 운영관리비(OG&A)가 매출 대비 0.8%p 증가한 27.3%를 기록했다”며, “이는 장기적인 성장을 위한 기반 구축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OTT·이벤트·할인 혜택 강화…‘와우 멤버십’ 투자도 수익성 부담

쿠팡의 수익성이 정체된 또 다른 요인은 와우 멤버십의 무료 혜택 확대다.
OTT 플랫폼 ‘쿠팡플레이’는 미국 HBO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라스트 오브 어스’, ‘화이트 로투스’, ‘왕좌의 게임’ 등 인기 드라마 173편을 무료로 제공하며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여기에 세계적인 골프 대회 ‘리브 골프’ 한국 대회 유치, 지드래곤·칸예 웨스트 콘서트 개최 등도 멤버십 혜택으로 포함됐다.
쿠팡은 2025~2026 시즌부터 영국 프리미어리그도 단독 중계할 계획이다.

가격 할인 혜택도 공격적으로 확대 중이다.
쿠팡은 전 카테고리에 걸쳐 ‘반값 할인’ 혜택을 제공 중이며, 지난 4월 성수동에서 개최한 메가 뷰티 쇼에서는 2만원 이상 구매 고객에게 36만 원 상당의 뷰티 기프트 박스를 증정해 화제를 모았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플레이는 국내 유일하게 멤버십 가입자에게 무료로 제공되는 OTT 서비스로, 천문학적인 콘텐츠 투자 비용이 발생한다”며 “무료 익일배송, 새벽배송을 포함한 10가지 이상의 멤버십 혜택이 전국으로 확대되면서 수익성 개선에는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