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뇌는 생각과 기억, 감정, 감각, 운동, 호흡, 체온 조절, 배고픔을 포함하여 우리의 몸과 마음을 조절하는 모든 과정을 통제하는 기관으로 뇌에 어떤 문제가 생기는 뇌 질환에 걸리면 문제가 생긴 부위가 어떤 기능을 담당하느냐에 따라 심각한 차질이 생긴다.
이러한 뇌의 중요성 때문에 놀랍게도 우리의 뇌는 여러 겹으로 어떤 장기나 기관보다도 잘 보호되도록 만들어져 있으니, 바깥쪽으로부터 머리뼈와 뇌막, 뇌척수액, 혈액뇌장벽이 바로 그것이다.
흔히 '두개골'이라도 부르는 머리뼈는 손상되기 쉬운 뇌 조직을 둘러싸고 있으면서 뇌를 보호하는 매우 중요한 뼈이며, 머리뼈 바로 안에서 뇌와 중추신경계를 둘러싸고 있는 뇌막은 수막 또는 뇌척수막이라고도 부르는데, 3개의 얇은 막, 곧 바깥쪽으로부터 경막과 지주막이라고도 부르는 거미막, 연막으로 뇌와 중추신경계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그다음으로 뇌척수액은 혈액에서 적혈구나 백혈구 세포들이 제거된 혈장과 비슷한 액체로 뇌와 뇌막 사이의 공간을 흐르면서 뇌를 충격으로부터 완충하는 쿠션의 역할과 머리뼈안의 압력을 골고루 분산하는 역할을 하며, 혈액에서 뇌로 영양분을 공급하고, 뇌에서 노폐물을 운반하는 역할도 한다.
뇌세포를 둘러싼 뇌혈관에 분포하고 있는 혈액뇌장벽은 뇌를 세균을 포함한 혈액 내의 유해 물질로부터 보호하고, 뇌 기능에 필요한 물질만 선택적으로 통과시키는 반투과성 장벽으로 뇌로 들어가는 약물이나 화학물질을 조절하여 뇌의 화학적 균형을 유지함으로써 뇌 건강을 지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처럼 뇌를 보호하고 있는 여러 안전장치가 손상되거나 뇌에 어떤 문제가 생기는 것이 뇌 질환이며, 뇌 질환에는 뇌졸중을 포함한 혈관성 질환과 뇌종양, 소아마비를 비롯한 감염성 질환, 알츠하이머병을 비롯한 퇴행성질환, 외상에 의한 뇌 손상 등 수백 종이 있는데, 이번 칼럼에서는 외상에 의한 뇌 손상에 대해 살펴본다.
외상에 의한 뇌 손상은 외부의 힘으로 발생하는 충격이 머리에 가해져 뇌에 손상이 생기는 것을 말하며, 뇌 손상의 원인으로는 교통사고, 산업 재해, 추락, 스포츠 부상과 같은 각종 사고에 의한 외상성 뇌손상이 뇌 손상 원인의 대부분을 차지하는데, 이러한 외상에 의한 뇌 손상은 증가하고 있다.
상에는 뇌진탕과 머리뼈 골절, 뇌출혈의 세 가지 형태가 있는데,
외상에 의한 뇌 손상에는 뇌진탕과 머리뼈 골절, 뇌출혈의 세 가지 형태가 있으며, 뇌진탕은 머리에 비교적 약한 충격이 가해져 부종과 출혈과 같은 구조 변화는 나타나지 않고, 동시다발적인 신경세포들의 기능 이상으로 의식이나 인지, 감각, 운동과 같은 뇌 기능이 몇 초 ~ 몇 분 정도의 짧은 시간 동안 감소하거나 소실된 상태를 말하는데, 전형적인 뇌진탕은 보통 자연 회복이 된다.
다음으로 머리뼈 골절은 머리뼈가 금이 가거나 부러지는 현상으로 머리뼈가 골절되면, 뇌에 충격을 주어 뇌진탕이나 뇌출혈을 포함한 다른 뇌 손상을 가져와 뇌의 기능에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으며, 향후 뇌가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진다.
뇌출혈은 뇌혈관이 터져 뇌 안에 피가 흘러나오는 것으로 그 원인에 따라 고혈압이나 뇌동맥류와 같이 몸 안에서 생긴 원인으로 생기는 경우와 외상으로 생기는 경우로 나눌 수 있는데, 특히 뇌파에서 발작 파가 확인되거나, 뇌 MRI에서 구조적 이상 소견이 관찰되거나, 뇌전증의 가족력이 있거나, 첫 발작이 뇌전증 지속상태로 나타난 경우처럼 재발 우려가 높으면, 치료하게 된다.
뇌출혈은 매우 위험한 질환으로 빠르게 뇌가 손상되면서 두통과 현기증, 마비 등의 증상에 이어 발작, 구토가 일어나고, 출혈이 심하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곧바로 사망할 수도 있다.
외상성 뇌손상은 얼마나 많이 일어날까? 질병관리청의 국가건강정보포털에 따르면, 외상에 의한 뇌 손상은 전 세계적으로 연간 6,800만 명에게 발생하는 매우 흔한 질환이며, 우리나라에서도 10년(2008~2017) 동안 약 275만 명이 발생할 정도로 많았다.
연령별로는 9세 이하 어린이 발생률이 가장 높으나, 꾸준히 줄어들고 있지만, 70~80대 이상의 고령층 발생률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데, 특히 80세 이상 고령의 외상성 뇌손상은 2008년 1만 8,510명에서 2017년 3만 6,271명으로 약 96%나 증가했다.
80세 이상 고령의 외상성 뇌손상의 사망률은 10세 미만과 비교해 313배나 높게 나타나 외상성 뇌손상은 고령에서 중요한 사망의 원인 중 하나이며, 신체적인 장애뿐만 아니라 정신적 장애도 일으켜 해당 가족과 사회의 경제적 부담이 되기 때문에 우리는 외상성 뇌손상에 대하여 관심을 가져야 한다.
외상성 뇌손상과 조기 사망 위험성과의 연관성은 미국의 'MedPage Today'라는 의학 뉴스 포털에 보도된 한 연구 결과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 이 연구에 따르면, 이른 나이에 외상성 뇌손상을 겪은 사람은 뇌 손상을 겪지 않은 사람보다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이 거의 2배(99%) 높았으며, 뇌 손상과 사망 사이의 평균 기간은 4.7년이었다.
외상으로 뇌가 손상되면 주로 나타나는 증상은 의식을 잃어버리는 것인데, 처음에는 증상이 없다가 수 분 혹은 수 시간 뒤에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으며, 두통이나 어지럼증, 집중력 저하, 기억 상실, 피로, 구토 등이 나타날 수 있고, 손상이 심각할 때는 혼수상태나 경련, 팔다리 마비, 위약감이 나타날 수 있으며, 의식이 회복된 뒤에도 장애를 가질 수도 있다.
그런데, 외상에 의한 뇌 손상은 잘 치료되고 있을까? 뇌진탕과 같은 경미한 뇌 손상은 휴식과 일반 진통제 외에는 치료가 필요하지 않을 수 있으며, 치료는 증상 완화와 뇌 휴식에 초점을 맞춰야 하고, 향후 뇌진탕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심각한 뇌 손상을 앓은 사람에 대한 즉각적인 치료는 사망을 예방하는 데 중점을 두며, 머리뼈안의 압력을 완화하고, 잔해나 죽은 뇌 조직 또는 혈종을 제거하거나 머리뼈 골절을 치료하기 위해 수술이 필요할 수 있는데, 이러한 치료가 이미 손상된 신경 조직을 재생시키는 것은 아니어서 뇌 손상으로 인한 후유증이 남게 되며, 수술을 포함한 치료의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의식 소실을 동반하거나 넘어진 뒤에 생기는 두통, 구역질이나 구토의 경우처럼 뇌 손상이 우려되는 사고를 겪을 때는 신속하게 응급치료를 받아 심각한 장애를 예방할 필요가 있으며, 더욱 바람직한 것은 외상에 의한 뇌 손상을 예방할 수 있도록 뇌 손상의 원인이 되는 각종 사고를 최소한으로 줄이는 것이다.
외상에 의한 뇌 손상의 가장 흔한 원인인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하여 안전벨트를 매는 것을 포함하여 안전 수칙을 잘 지키고, 방어운전을 해야 하며, 약물이나 알코올이 운전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해야 한다.
추락사고를 예방하기 위하여 높은 곳에서 작업하거나 높은 곳이나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산행을 할 때는 안전 수칙을 잘 지키고, 안전사고 예방에 각별히 주의해야 하며, 자전거나 오토바이를 타거나, 스케이트보드를 포함하여 각종 스포츠 활동을 할 때 반드시 활동에 적합한 헬멧을 써야 한다.
어린 자녀들의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창문 보호대와 안전 게이트를 설치하고, 복도에서 넘어지게 할 수 있는 위험 요소를 제거하며, 최근에 증가하고 있는 가정주부와 노인들의 낙상으로 인한 외상성 뇌손상을 예방하기 위해 욕실에 미끄럼 방지 매트를 설치하고, 욕조나 샤워실, 계단에 난간을 설치하며, 규칙적인 신체 활동 프로그램을 통하여 균형과 근력을 향상할 필요가 있다.
독립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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