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 ‘위탁생산·시밀러’ 사업 분리… 글로벌 톱 도약 속도세계일보 기사제공: 2025-05-23 06:00:00

인적 분할로 ‘에피스홀딩스’ 설립
바이오에피스 자회사 편입… 9월 최종 결정
‘기술 유출·이해 충돌’ 고객사들 우려 대응
선택과 집중으로 양사 ‘윈윈’… 경쟁력 확보
“환경 대응… 그룹 지배구조 개편과는 무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과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사업을 완전히 분리하기 위한 인적분할에 나선다.
그간 두 사업 분야가 공존함에 따라 제기돼 온 시장의 우려를 불식하기 위한 행보로, 기업 분할을 통해 사업 간 이해충돌을 해소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그룹 지배구조 개편과의 연관성을 두고서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단순·인적분할 방식으로 ‘삼성에피스홀딩스’(가칭)를 설립한다고 22일 공시했다.
순수 지주회사로 신설되는 삼성에피스홀딩스는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자회사인 바이오시밀러 기업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할 예정이다.
분할을 통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순수 CDMO 회사로 거듭나게 된다.
이번 분할 결정은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오리지널 의약품 생산을 맡기는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 입장에서 관련 기술이 복제약을 만드는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로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 등이 나오는 데 대한 대응책으로 풀이된다.
사업을 완전히 분리해 CDMO 고객사와 경쟁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는 고객사의 잠재적 우려를 해소하고, 수익 창출 방식이 다른 두 사업에 동시에 투자해야 하는 투자자들의 고민도 해소하겠다는 것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에피스홀딩스는 이번 분할을 통해 독립적인 의사결정체계를 더욱 공고히 한다는 방침이다.

유승호 삼성바이오로직스 경영지원센터장(부사장)은 이날 온라인설명회에서 분할 배경과 관련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CDMO와 바이오시밀러 사업이) 일부 고객사에는 하나의 실체로 인식됨에 따라 당사가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통해 고객사 제품과 직접 경쟁하는 것으로 오인하는 등의 우려가 지속해서 제기됐다”고 설명했다.

기업 분할은 주주가 기존법인(삼성바이오로직스)과 신설법인(삼성에피스홀딩스)의 주식을 지분율에 비례해 나눠 갖게 되는 인적분할 방식으로 진행된다.
분할 비율은 현재 순자산 장부가액을 기준으로 정해졌다.
이에 따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기존 주주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식과 삼성에피스홀딩스 주식을 ‘0.6503913 대 0.3496087’의 비율로 받게 된다.

분할은 7월29일 증권신고서 제출, 9월16일 분할 승인을 위한 주주총회 개최 등의 절차를 거쳐 최종 결정된다.
삼성에피스홀딩스 창립 예정일은 10월1일이며, 삼성바이오에피스를 100% 자회사로 편입해 분할을 완료한다.
이어 같은 달 29일에 존속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변경 상장 및 신설회사인 삼성에피스홀딩스의 재상장이 진행될 예정이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그룹 지배구조 개편과의 연계설에 대해 유 부사장은 “그룹 지배구조 개편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서로 ‘윈윈’하는 구조로 해야 되겠다는 비즈니스적인 목적과 배경 때문으로 시행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설되는 삼성에피스홀딩스의 대표이사직은 김경아 삼성바이오에피스 대표이사가 겸임할 예정이다.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급격한 글로벌 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민첩하게 대응하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양사가 각 사업에서 초격차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이번 분할을 결정했다”며 “양사 모두가 성장을 가속화해 글로벌 ‘톱티어’ 바이오 기업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강진 기자 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