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 뒤에도 고향에 살지 못하는 신혼부부가 늘고 있다.
특히 전남·광주·제주 출신 신혼부부 상당수가 수도권 등 타지역에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내 일자리 부족과 주거 불안정이 주된 원인으로 지목된다.
호남지방통계청이 28일 발표한 '신혼부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22년 기준 전남 출신 신혼부부의 39.5%는 외지에서 살고 있다.
광주는 24.6%, 제주는 25.9%로 전국 평균(19.7%)보다 높았다.
5년 전인 2018년과 비교하면 전남은 5.8%p, 광주는 4.8%p, 제주는 1.7%p 각각 증가했다.
지역을 떠난 신혼부부는 대체로 소득 수준이 높고, 자가주택 비율은 낮은 특성을 보였다.
전남·광주·제주 출신의 역외 신혼부부 중 맞벌이 가구 비율은 각각 59.2%, 60.1%, 64.3%로, 같은 지역 내 거주 신혼부부보다 7~11%p 높았다.
연간 소득도 5,000만~7,000만원 구간이 가장 많았다.
반면, 주거 형태는 전세와 월세 비중이 높았고, 자가 비율은 각각 18.6%, 26.6%, 27.1%로 모두 지역 내 거주자보다 낮았다.
신혼부부의 자산 수준도 수도권과 비교해 낮았다.
2022년 기준 전국 신혼부부 평균 자산은 2억2,265만원이지만, 광주는 1억8,027만원, 전남은 1억9,073만원에 그쳤다.
제주는 2억459만원으로 근소한 차이를 보였다.
청년층의 수도권 이탈은 출생률 저하와 지역소멸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전남의 합계출산율은 2022년 0.88명으로 전국 평균(0.78명)을 웃돌지만, 2023년에는 0.76명으로 떨어졌다.
전남도는 2021~2030년 인구가 8.6%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지역에서 결혼 이후 삶을 유지할 수 있는 여건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김은정 전남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지역 내 주거와 일자리 환경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청년들은 떠날 수밖에 없다"며 "단순히 청년 개인의 문제로 보지 말고, 구조적 여건을 바꾸기 위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호남취재본부 송보현 기자 w3t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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