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보안시설로 숨겨졌던 '여의도 지하벙커'가 다시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다.
서울시는 오는 오는 5일부터 14일까지 글로벌 음악 플랫폼 스포티파이(Spotify)와 K-POP 아티스트 엔하이픈(ENHYPEN)이 함께하는 팝업 행사를 시작으로 '여의도 지하벙커'의 재개관을 알린다고 4일 밝혔다.
1970년대, 냉전기 안보 위기 속에서 전쟁 및 국가 비상상황에 대비해 건설된 '여의도 지하벙커'는 당시 정부 핵심기관 보호를 위한 방호시설로 조성됐다.
일반에는 알려지지 않았던 이 공간은 2017년 시민에게 처음 공개된 후, 서울시립미술관의 특별 전시 공간 등으로 활용되며 역사적 상징성과 문화적 가능성을 동시에 보여줬다.
이번 스포티파이와 엔하이픈 팝업 행사는 벙커 재개관에 앞서 기획된 특별 행사로, 지하 공간 고유의 분위기를 살린 콘텐츠와 K-POP을 결합해 내외국인 모두에게 지하벙커라는 장소의 정체성을 각인시키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현장 등록을 통해 무료로 입장할 수 있으며, 지하공간과 조화를 이루는 독특한 전시와 체험 요소로 관람객들의 이목을 끌 예정이다.
서울시는 이번 행사를 시작으로 여의도 지하벙커를 도심 속 일상에서 예술을 경험할 수 있는 복합문화플랫폼으로 탈바꿈시켜, 지하공간의 문화적 활용 가능성을 적극 실험하고 확대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스포티파이와 엔하이픈의 콜라보 행사를 마친 후, 여의도 지하벙커는 올 하반기 정식 전시 프로그램으로 시민들을 다시 찾을 예정이다.
서울의 과거와 미래, 문화와 기술이 교차하는 새로운 명소의 등장이 기대된다.
임창수 서울시 미래공간기획관은 "지하벙커는 잊혀진 도시공간을 시민의 일상으로 끌어들이는 상징적 플랫폼"이라며 "앞으로도 민간과의 협업을 통해 이러한 공공자산을 매력적인 문화 공간으로 재탄생시키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아주경제=김두일 선임기자 dikim@aju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