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우수 과학인재 영입 적극 나서
처우 개선 역점… 예산 증액도 검토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하버드대 등 주요 대학을 반유대주의와 진보적 이념의 생산 기지로 보고 전방위적 압력을 가하는 사이 일본이 해외 인재 영입전에 적극 나설 방침을 세웠다.
‘10조엔(약 95조원) 펀드’ 등을 활용해 미국에서 이탈하는 우수 연구자들을 유치하겠다는 것이다.
5일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전날 종합과학기술·이노베이션 회의를 주재하며 “미국 정부의 정책 전환으로 미국 내 연구 활동에 우려가 일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일본)의 연구력 강화를 위해 우수한 해외 기술·연구자 초빙 등을 통한 ‘국제두뇌순환’ 전략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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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AFP연합뉴스 |
일본은 그간 미국 입장을 배려해 미국 인재 유치에는 소극적이었으나, 이번에 방침을 전환한 모양새가 됐다고 아사히는 짚었다.
이를 위해 일본은 우수 인재 ‘처우 격차’를 해소하는 방안부터 마련할 태세다.
통상 미국 저명 대학 교수는 연간 급여가 3000만엔(2억8500만원) 이상으로, 일본 교수보다 많이 받는다.
이시바 총리는 문부과학상 등 관계 각료들에게 10조엔 펀드를 활용한 ‘국제탁월연구대학’ 지원 등 방안을 조속히 검토·시행하라고 지시했다.
일본은 국제 패권 다툼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는 과학기술 연구력 향상을 위해 국고를 투입하고 투자를 유치해 10조엔 펀드를 만들었다.
관제 펀드치고는 상당한 규모다.
아사히는 “국제탁월연구대학으로 선정돼 10조엔 펀드에서 올해 154억엔(1462억원)을 지원받는 도호쿠대학이 해외 인재를 유치하는 방안이 거론된다”며 “정부는 트럼프 정권의 대학 압박이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상대적으로 뒤처진 일본 연구력을 끌어올릴 계기로 삼기 위해 중장기 예산 증액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앞서 문부과학성은 미국의 외국인 학생 등록 차단 조치 등으로 하버드대에서 이탈하는 유학생을 일본 대학에서 받아들이도록 하겠다고 밝혔고, 도쿄대·오사카대·사이타마대 등이 수용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도쿄=유태영 특파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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