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 규모를 둘러싸고 대립하던 현대제철 노사가 한발씩 양보하며 대화를 재개한다.
파업과 직장폐쇄라는 '강 대 강' 국면에서 벗어나 협상의 물꼬를 트는 셈이다.
다만 노동조합(노조) 측은 사측이 합의할 만한 안을 가져오지 않는다면 협상 재개 직후에라도 다시 파업에 돌입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아시아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현대제철 노사는 13일 오후 2시에 23차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을 개최한다.
전날인 12일 오전 7시 현대제철은 당진제철소 1·2 냉연공장의 산세·압연 설비(PL/TCM) 라인 직장폐쇄를 해제했다.
냉연 강판 생산 후공정 투입 근로자에 대해 노무 수령을 거부하던 조치도 철회했다.
노조 측 게릴라식 파업에 지난달 24일 창사 이래 처음으로 부분 직장폐쇄를 단행한 지 보름 만이다.
노조 측도 지난 1월부터 비정기적으로 이어 온 부분 파업을 멈추고 23차 임단협에 참석한다.

노사는 지난해 9월 상견례 이후 지난달 19일까지 22차례 교섭했지만, 성과급 문제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22차 교섭에서 사측은 성과급 지급 규모를 ‘기본급 450%+1000만원’으로 제안했고 노조는 이를 거부했다.
동시에 노조 측은 지난달 26~27일 48시간 총파업을 추진했다.
이에 사측이 직장폐쇄라는 초강수를 꺼내 들면서 대치가 이어져 왔다.
직장폐쇄 카드에도 현대제철 노조 5개 지회는 '투쟁 기금'을 모으는 등 버티기에 들어갔다.
다시 논의가 평행선을 달리자 사측이 먼저 직장폐쇄를 해제하면서 협상의 여지를 남겼고, 노조 측은 다음 날인 13일 오전 7시부터 파업을 전면 종료하고 모든 설비 근로자가 출근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23차 임단협에서 노사가 합의를 이루지 못한다면 파업과 직장폐쇄라는 조치가 반복될 공산이 크다.
특히 노조 측의 입장은 여전히 강경하다.
금속노조 충남지부 현대제철 당진하이스코지회 관계자는 "파업을 종료하는 것도 힘든 결정이었기 때문에 사측에 '제대로 된 안'을 제시하라고 전했다"며 "그렇지 않는다면 다음날(14일)로 다시 파업을 잡을 수 있다고 알렸다"고 했다.
오지은 기자 j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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