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홀릭] K-방산의 주가가 하늘로 치솟고 있다. 증권가의 주가 이상으로 해외에서 한국 방산을 바라보는 부러움이 확연하게 느껴질 정도로 기술력과 신뢰성에서 인정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이런 K-수출 방산산업의 한가운데 주장(主將)을 맡고 있는 한화그룹의 끊임없는 도전이 눈부시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급변하는 방산 시장에 대한 한화그룹의 최고 경영진의 진지한 대응도 눈길을 모은다.
이미 알려진 대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지난 4월 29일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초청으로 1박2일 일정으로 방한하면서 국내 주요 경영자들과 만난 것이 알려졌는데 이 중에 한화그룹의 경영자들 면면이 놀라움을 주고 있다.
지난 29일, 트럼프 주니어가 신세계가 운영하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조선팰리스호텔 등지에서 국내 재계 20위권 내 대기업 총수들과 '릴레이 회동'을 이어갔다. 이 가운데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인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이 면담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산 시장 키를 쥐고 있는 미국 시장을 잡아라
트럼프 주니어와 면담에 한화 김승연 회장의 뒤를 이을 삼형제가 한 번에 출격한 것을 두고 여러 가지 추측이 나돌고 있지만 증권가에선 한화그룹이 미국에서 조선과 태양광 사업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는 만큼 이와 관련한 대화가 오간 것으로 추측한다.
특히 현재 3세 경영승계가 이뤄지고 있는 한화그룹 3형제가 한자리에 모두 얼굴을 내비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로 미국 사업 비중이 큰 방산, 에너지, 반도체 등을 한화그룹이 주력하고 있는 만큼 이와 관련된 협력 논의가 이뤄진 것은 분명해 보인다.
현재 한화에서는 지난달 말 김승연 회장의 ㈜한화 지분 인도로 김동관 부회장(방산·조선·에너지), 김동원 사장(금융), 김동선 부사장(유통·로봇·반도체 장비)간 3세 경영 승계가 착착 진행 중이다.
이 가운데서도 김동관 부회장의 움직임은 더욱 활발하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 조선의 핵심기업인 한화오션은 미국 존 필린 해군성 장관이 하루 전 30일 거제사업장을 찾아 김동관 부회장과 조선업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중국과의 패권다툼을 앞두고 미국 해군력 강화를 위한 함선 건조 등 생산에 관한 업무가 우선시되고 있기에 방산 관련 조선 능력에서 세계를 선도하고 있는 한국 조선기업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특히 군사적 역량보다 기업의 수주 능력과 건조 기술력, 신뢰성이 더 필요한 상황이기에 트럼프 정부는 해군성 장관에 군출신이 아닌 기업인 출신을 앉힌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방한에서 존 필린 장관은 김 부회장의 안내를 받아 거제사업장에서 MRO(Maintenance, Repair and Overhaul, 유지·보수·정비) 중인 미국 해군 7함대의 급유함인 ‘유콘’함을 둘러봤다. 또 거제사업장 내 잠수함 건조 구역과 상선 건조 구역 등 한화오션 거제 사업장의 주요 생산 현장도 함께 둘러봤다. 존 필린 장관은 한화오션이 MRO 작업 중인 ‘유콘’함을 살펴보면서 한화오션의 뛰어난 MRO 사업 역량을 직접 확인한 것으로 전해진다.
‘유콘’함은 수리를 마치고 다음달 출항할 예정이다.
한화오션의 거제사업장과 유콘함을 둘러본 후 존 필린 장관은 “미국 해군과 대한민국 해양 산업과의 관계는 선박 정비를 넘어,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 지역(free and open Indo-Pacific)을 위한 양국 의지를 굳건히 받쳐주는 초석이며, 양국간의 동맹 관계를 더욱 강화해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날 현장에서 김동관 부회장은 “한화오션은 한국 기업 최초로 미국 내 조선소를 인수했을 뿐만 아니라 미국 해군 MRO 사업도 성공적으로 완수함으로써, 한·미 해양 방산 협력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자긍심을 드러냈다.
한편 한화오션과 한화시스템은 지난해 12월 한국 기업 최초로 미국 필리조선소를 인수해 한국 기업 최초로 미국 조선업에 진출해 기술력과 신뢰성을 글로벌 시장에 알린 바 있다. 필리조선소 인수는 한화오션이 보유한 최고의 기술력과 솔루션을 바탕으로 미국 조선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하고, 글로벌 해양 방산 산업에서의 입지도 강화하는 분기점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또 한화는 미국 앨라바마주 모빌과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등에 조선 시설을 보유하고 있는 호주 오스탈사(社) 지분 9.9%를 직접 매수하는 등 19.9%에 이르는 오스탈 지분 투자도 진행 중이며 글로벌 조선 시장에 공격적인 투자를 지속할 예정이다.
한편 증권가에선 한화오션에 대한 가대감을 숨기지 않고 있다. 지난 해 미 해군성 장관 방한 후 MRO 사업을 따냈기 때문에 이번에도 미국측의 큰 선물이 오지 않을까 기대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
조선 전문가들은 이번 미 장관의 방한이 가져올 선물이 기대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하는 모습이다. 미 해군의 선박을 유지보수하면서 얻은 신뢰를 바탕으로 꿈의 함정들을 건조하는 단계까지 이른다면 중국이 잡고 있는 글로벌 조선 시장의 조선업 내 파이를 상당량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 부회장은 "한화오션은 한국 기업 최초로 미국 내 조선소를 인수했을 뿐만 아니라 미국 해군 MRO 사업도 성공적으로 완수함하는 등 한·미 해양 방산 협력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발 태양광 산업에 대한 기대감도
한편 트럼프 주니어 방한과 함께 한화의 태양광 산업에 대한 기대도 떠오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생에너지에 대해 우호적인 입장은 아니지만, 대선 후보 시절부터 ‘태양광은 멋진 사업’이라며 지원 정책을 확대할 의사를 밝힌 바 있었다. 트럼프는 태양광을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증가로 인한 전력 수요 해결의 한 방안으로 보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려온다.
미국 에너지 시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전력망에서 태양광과 에너지저장장치(ESS) 설치량 성장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연전에 미국 전기차 전문 매체 클린테크니카는 미국 에너지관리청(EIA)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인용하면서 관련 사업의 실질적 증가 추세를 전망한 바 있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미국 전력망에 발전 용량 63GW가 추가될 것이고 이는 전년 48.6GW 대비 설치량이 30% 가량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는데 이 가운데 태양광이 증가분의 50% 이상을 차지하게 될 것이고, 태양광과 배터리 기반 ESS 비중을 합하면 81%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한화그룹은 현재 조지아주에 태양광 생산기지 '솔라허브'를 구축하고 있는데 이곳은 태양광 밸류체인 중 폴리실리콘을 제외한 잉곳·웨이퍼·셀·모듈을 모두 생산하는 기지라는 면에서 미주 시장의 중요한 전진기지가 되고 있다. 미국에선 이에 따른 미국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AMPC(첨단세액공제) 혜택이 연간 약 1조 원으로 추정할 정도이다.
증권가에선 이번 트럼프 주니어와 미 해군성 장관의 방한이 한화그룹의 수주능력과 기술력을 살펴보는 마지막 관문이 되었을 것으로 보면서 빠른 시간 내에 미국의 추가 수요가 크게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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