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심 정보 해킹 사태로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은 SK텔레콤이 '최고 단계'의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본사 임직원들은 일제히 현장에 투입돼 고객 지원에 나섰다.
3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전날 오후 사내 소통망을 통해 "비상경영체제를 최고 단계로 격상한다"는 내용의 공지를 임직원 전원에게 전달했다.
유 대표는 이번 상황을 "사이버 침해 사고로 인해 고객의 일상과 감정이 심각하게 훼손됐고, 그로 인해 지금껏 쌓아온 고객의 신뢰가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는 절박한 위기"라고 진단하면서 "모두가 지금 현장에서 행동으로 답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SK텔레콤은 황금연휴 기간 동안 해외여행객 300만명 이상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주요 공항과 유심 교체가 이뤄지고 있는 직영점·대리점 등에 본사 인력을 대거 투입했다.
이동통신 사업부와 직접 연관이 없는 부서 직원은 물론, 개발자와 신입사원까지 현장 지원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내부 게시판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 등에는 최근 "현장 지원 후기", "고객 응대 팁 공유" 등 본사 직원들의 생생한 체험담이 이어지고 있다.
'현장 지원 후기와 마음가짐 팁 공유'라는 제목의 게시글에서 한 직원은 "T월드 매니저들은 해당 지역에서 수년간 일해온 이들로, 상권 내 단골 고객들과의 유대가 깊다"며 "본사 직원들은 일일 아르바이트를 한다는 마음으로 그들을 지원하면 된다"고 적었다.
현장 업무를 겪은 임직원들은 "장기 충성 고객들이 분노하는 모습을 보며 부끄러움을 느꼈다", "고객의 불안한 얼굴을 보며 깊이 반성했다"며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정부가 최근 SK텔레콤에 대해 신규 가입 중단이라는 초강수를 둔 가운데, 회사는 유심 교체와 관련한 현장 혼란이 완전히 해소될 때까지 신규 영업을 전면 중단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
SK텔레콤은 주말과 연휴를 포함해 매일 비상경영회의를 열기로 하고 사고 직후 가동한 리스크 관리 체계를 전사 차원의 컨트롤타워로 확대했다.
대표 직속 '전사 비상경영 TF'를 본격적으로 가동하며, 임원들은 사태 해결 시점까지 주말 없이 매일 오전 7시에 출근하는 비상 근무에 들어갔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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