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해킹사고로 인한 유심(USIM) 대란 사태 수습을 위해 일시 중단했던 신규 가입 업무를 유심 재고가 확보되는 대로 재개할 방침이라고 7일 밝혔다.
유심 교체 물량 부족으로 인한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고, 신규 영업 중단으로 어려움을 겪는 대리점의 피해를 줄이기 위한 조치다.
임봉호 SKT MNO사업부장은 이날 서울 중구 SKT 본사에서 열린 일일 브리핑에서 "신규 영업 중지 취지는 유심이 부족한 시기에 이를 신규 영업에 쓰지 않고 유심 교체에 집중하라는 의미였다"며 "유심보호서비스 전체 가입, 이심(eSIM) 셀프개통 개선, 유심 재고 확보 등이 이뤄지면 종합적으로 검토해 신규 영업 중지를 해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리점 피해를 줄이기 위해 최대한 중지 기간을 단축할 것이며, 대리점 케어 방안도 준비 중"이라고 덧붙였다.
SKT는 지난 5일부터 2600여개 T월드 매장에서 신규 가입 업무를 중단하고 유심 교체와 고객 케어에 집중해왔다.
김희섭 SKT PR센터장은 유심 교체 현황에 대해 "현재까지 107만명 정도가 유심을 교체했으며, 예약 고객은 10만명 수준"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주까지 물량이 부족해 많은 분이 교체받지 못한 점 사과드린다"며 "다음 주부터 물량이 조금씩 들어오고, 월말까지 500만개, 6월에도 500만개 유심을 추가 확보해 예약 고객부터 순차적으로 교체해드리겠다"고 약속했다.
고객 보호 조치와 관련해서는 "현재 유심보호서비스는 알뜰폰 가입자를 포함해 적용 가능 고객의 100%인 2411만 명이 가입 완료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가입되지 않은 약 100만명은 해외 로밍 이용자로, 이들은 유심보호서비스와 로밍 동시 사용 제한 때문에 자동 가입이 유보됐다.
SKT는 오는 14일경부터 로밍 이용자도 유심보호서비스를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자동 업그레이드를 준비 중이며, 그전까지는 통신망 내 이상징후 감지 시스템(FDS)을 통해 일차적인 보호를 제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센터장은 "지난 2주간 불법 유심 복제로 인한 피해 사례는 접수되거나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한편, 논란이 된 위약금 문제에 대해서는 "법적 검토, 영업 현장 문제, 고객 간 형평성, 재무적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 중이라 시간이 걸리고 있다"며 "SKT 이사회에서 논의 중이며 방침이 정해지면 따로 말씀드리겠다"고 전했다.
기술 부문을 담당하는 류정환 부사장은 "사고 발생 3주차에 접어들었지만 (2차) 사고는 아직 발생하지 않았다"며 "의심 장비 리콜, FDS 모니터링 최고 단계 격상, 스팸·스미싱 차단 시스템 고도화 등 지속적으로 망을 고도화하고 고객 안전을 지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다음 주 중반 이후부터는 해외에서도 유심보호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도록 조치하고, 이심 셀프 개통 시 불편했던 정보 입력 절차도 다음 주 중 개선해 편의성을 높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브리핑 초반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직접 나와 언급했던 그룹 차원의 '정보보호혁신위원회'에 대해서는 "수펙스추구협의회 산하에 외부 전문가를 포함한 위원회 형태로 마련될 것이며, SK C&C, SK하이닉스 등 그룹 내 ICT 관계사 역량을 총동원할 것"이라고 김 센터장은 부연했다.
이어 인공지능(AI) 부문에 대한 투자는 계획대로 지속할 것이라고 밝히는 한편, "이번 해킹 사태로 주가가 하락하며 주주 가치가 훼손된 데 대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AI 투자 계획에 갑작스러운 변동은 없을 것이나, 현재로서는 고객 보호를 최우선으로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유진 기자 geni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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