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폭스바겐이 테슬라를 제치고 판매량 1위를 기록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정책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는 북미 전기차 시장은 성장세가 주춤한 가운데 유럽 시장이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12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국을 제외한 세계 각국에 등록된 전기차 총 대수는 162만4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19.7% 증가했다.
기업별로는 폭스바겐 그룹이 전년 대비 72.8% 증가한 27만6000대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테슬라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폭스바겐 그룹의 주력 모델인 ID.3, ID.4, ID.7, Q4 e-트론, ENYAQ 등의 판매 호조가 성장률을 이끌었다.
2위를 기록한 테슬라는 주력 모델인 모델 3와 모델 Y의 판매량이 감소하며 전년 동기 대비 20.6% 감소한 20만2000대를 판매했다.
특히 유럽에서는 전년 동기 대비 34.2%, 북미에서는 8.1% 감소하며 주요 시장에서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유럽 시장의 판매 감소는 모델 Y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인 '주니퍼' 출시를 위한 생산 중단과 재고 부족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며, 이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평가된다.
3위는 현대자동차그룹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7% 성장한 13만7000대의 전기차를 판매했다.
특히, 현대자동차그룹은 북미 시장에서 스텔란티스, 포드, GM의 전기차 인도량을 앞지르며 두드러진 성과를 보이고 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유럽 시장은 전년 동기 대비 약 22.8%의 판매 증가를 기록하며 회복세를 보였다.
르노의 소형 해치백 전기차 'R5', 스텔란티스의 'e-C3', 기아의 EV3, 현대차의 캐스퍼 일렉트릭(Inster) 등 다양한 신차 출시가 시장 활기를 이끌었다.
중국 전기차의 유럽 진출도 빨라지고 있다.
BYD는 헝가리 세게드에 연간 20만 대 생산 규모의 유럽 전용 공장을 건설 중이다.
이 공장은 300헥타르 규모로, BYD의 유럽 시장 확대 전략의 핵심 거점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북미 시장은 6.6% 성장하는 데 그쳤다.
트럼프 행정부가 전기차 의무 판매 목표 폐지, 전기차 보조금 축소, 배터리 원자재 관세 부과를 검토하면서 향후 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
아시아(중국 제외) 전기차 시장은 전년 동기 대비 30.8% 성장하며 글로벌 시장 점유율 14.3%를 기록했다.
성장세는 유지되고 있으나, 각국의 정책 차이와 내연기관 및 하이브리드 차량의 강세로 인해 상대적으로 완만한 상승 곡선을 보이고 있다.
SNE리서치는 "유럽은 가격 경쟁력과 라인업 다양성이 시장 회복의 열쇠로 작용하고 있으며, 북미는 정치적 불확실성 속에서도 정책 수혜와 리스크가 동시에 존재하는 복합적 국면에 놓여 있다"며 "지역별 정책 방향성과 수요 구조의 차이가 점차 뚜렷해지는 가운데,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은 시장 대응 전략을 보다 세분화하고 핵심 시장에서의 입지를 재정비하는 움직임이 강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희종 에너지 스페셜리스트 mindl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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