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진출 40주년을 맞은 SPC그룹의 배스킨라빈스가 새로운 브랜드 전략 'I.C.E.T'를 발표하고, 이를 구현할 미래형 매장 '청담점'을 16일 개점한다.
회사는 혁신(Innovation), 협업(Collaboration), 환경(Environment), 기술(Technology)을 뜻하는 I.C.E.T를 통해 단순한 디저트 브랜드를 넘어 고객 경험과 지속 가능성까지 확장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허희수 SPC그룹 부사장은 15일 기자간담회에서 "배스킨라빈스는 더 이상 아이스크림만을 파는 브랜드가 아니"라면서 "고객 경험의 깊이를 더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며, 기술 기반의 진화를 통해 시장의 미래를 제시하는 브랜드로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허 부사장은 "1986년 명동에 첫 매장을 열 때만 해도 한국의 아이스크림은 딸기, 초코, 바닐라 세 가지 맛이 전부였다"며 "31가지 맛은 고객의 취향을 해방시킨 문화적 사건이었다"고 돌아봤다.
그는 "이제 우리는 '맛'이라는 물리적 한계를 넘어, 경험·기술·가치로 진화하는 새로운 챕터를 열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 40년간 고객의 사랑은 우리에게 커다란 자산이자 책임이었다"며 "앞으로의 10년은 단순히 맛있는 제품을 만드는 것을 넘어,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브랜드로 도약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배스킨라빈스는 'I.C.E.T' 비전의 첫 번째 전략으로 제품 혁신을 꼽았다.
프리미엄 라인 '딥 콜렉션', 기능성 제품군 '레슬리 에디션' 등을 통해 건강, 취향, 트렌드를 반영한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선보인다.
가격은 기존 제품과 동일하게 유지된다.
'딥 콜렉션'은 기존 플레이버보다 약 16% 높은 유지방 함량과 유기농 우유를 사용한 제품군이다.
천연 재료의 깊은 풍미를 살린 '초콜릿 퍼지 브라우니', '라즈베리 치즈케이크 쿠키' 등이 대표 제품이다.
'딥'은 천연 재료가 제공하는 깊은 풍미를, '콜렉션'은 높은 기준으로 준비된 정성과 전문성을 의미한다.
대표 제품은 초콜릿 퍼지 브라우니와 라즈베리 치즈케이크 쿠키 등이다.
'레슬리 에디션'은 기존 제품 대비 당류를 평균 39%, 열량은 약 45% 줄인 기능성 아이스크림이다.
'아몬드 봉봉', '민트 초콜릿 칩', '엄마는 외계인', '초콜릿' 등 4가지 플레이버를 저칼로리 버전으로 개발했다.
향후 단백질·프로바이오틱스 등 기능성 성분이 추가된 제품도 선보일 계획이다.
협업 전략도 강화된다.
배스킨라빈스는 지난해 글로벌 원료사들과 공동 개발한 제품이 98종에 달하며, 이 중 5종이 실제 출시됐다.
올해는 삼양사와 손잡고 대체 당을 활용한 저당·저칼로리 제품을 내놓는다.
허 부사장은 "좋은 제품은 혼자 만들 수 없다"며 "다양한 브랜드, 식품기업, 소비자까지 파트너로 참여시키겠다"고 말했다.
AI 기술도 제품 개발에 본격 도입된다.
구글 '제미나이', 오픈AI '챗GPT' 등 다양한 생성형 인공지능 모델을 활용해 맛 조합, 플레이버 콘셉트를 설계하는 자체 시스템이 구축됐다.
SPC는 자사 '해피포인트' 고객 데이터를 바탕으로 AI가 도출한 플레이버 조합을 실제 제품 개발에 반영하고 있다.
청담점에는 AI 기반 맞춤형 추천 서비스 '플레이버 아이디'도 도입된다.
고객 설문 데이터를 분석해 개인 취향에 맞는 제품을 추천하는 기능이다.
허 부사장은 "고객 한 명 한 명에게 맞춤형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앞으로의 핵심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환경·사회 가치 실현도 주요 전략 중 하나다.
배스킨라빈스는 지난해 블록팩 제품 패키지를 종이·나무 소재로 교체해 연간 517t의 플라스틱 사용량을 절감했다.
이 외에도 지역사회 캠페인 '핑크드림', 재활용 활성화 프로젝트 등 ESG 기반 활동을 확대 중이다.
허 부사장은 "지난 40년간 고객에게 받은 사랑을 사회와 환경에 되돌리는 것이 브랜드의 의무"라며 "이제 아이스크림은 단순한 간식을 넘어, 지속 가능한 가치를 담는 도구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 도산대로 '청담점'은 배스킨라빈스의 미래 전략을 직접 구현하는 실험 매장으로 운영된다.
AI 개발 제품인 '오미자 오렌지 소르베', 매장에서 디저트를 직접 제조하는 '디저트 테라스', 청담점 한정 메뉴인 '모찌 라이브', '포켓 모나카' 등이 선보인다.
청담점은 지난해 도곡동에 문을 연 '워크샵 바이 배스킨라빈스(Workshop by BR)'와 함께 브랜드 실험과 확산을 주도하는 양대 거점으로 자리잡을 예정이다.
워크샵은 콘셉트 실험과 브랜딩, 청담점은 가맹점 확산을 위한 제품·서비스 테스트에 집중한다.
허 부사장은 "청담점은 브랜드의 정체성과 전략을 눈으로 보고 경험할 수 있는 테스트베드"라며 "앞으로도 소비자의 기대를 넘어서는 새로운 기준을 제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제임스 김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 회장도 참석했다.
그는 "미국과 한국은 아주 중요한 관계이며, 배스킨라빈스는 미국에서 온 브랜드지만 한국에서 더 크고 훌륭하게 운영되고 있다"며 "한국의 배스킨라빈스 리더십은 글로벌 시장에 자랑할 만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