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홀릭] 요즘 가장 핫하다는 평가에 주가도 지속 성장하는 부문이 바로 K-조선이다.
미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폭탄과 미중 무역 전쟁 등 글로벌 경기 침체 요건이 넘쳐흐르는 와중에도 HD현대중공업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른다.
업계 전체가 호황 국면인 것도 사실이다. 그런 상황 속에서도 HD현대중공업은 조선업 부활을 견인하면서 K-조선의 간판타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모습이다.
최근 들어서는 조선업 부활을 선언한 트럼프 행정부와의 조선업 협력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면서 긍정적인 신호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특히 영업익을 필두로 한 실적 상승과 신용등급 상향이 성장의 큰 모멘텀이 되고 있다.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936.2% 증가한 4337억원을 기록하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한 3조8225억원에 달한다.
1분기 조업일수가 줄어들었음에도 실적 감소로 이어지지 않고 선박 건조 단가 인상과 생산성 향상이 이어져 호실적을 견인했다. 여기에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 비중이 확대되면서 수익성도 크게 개선돼 타업종의 부러움을 연출하는 상황이다.
게다가 조선산업의 지속적인 성장 지표를 예견할 수 있는 수주잔고는 2020년말 12조 7000억원에서 작년말 46조 9000억원 규모로 3.6배 이상 확대됐다.
또한 트럼프 발 국내 조선업 성장 지표도 눈에 띄게 좋아지고 있다.
완화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조선업은 미중 갈등의 최대 수혜자로 꼽히고 있고 글로벌 시장에서 강화된 환경규제도 수주 확대에 한몫 하는 분위기이다. 여기에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 조선업과 협력을 강조하고 있는 측면도 큰 보탬이 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오는 10월부터 중국산 선박에 입항 수수료를 부과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글로벌 해운사들이 수수료 부담을 피하기 위해 중국산 선박 비중을 줄이고 국내 조선업체에 발주를 늘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HD현대중공업을 앞세운 수주 확대로 모기업 HD한국조선해양은 HD현대미포, HD현대삼호 등과 함께 실적 순항에 성공하고 있는 모습이다.
업계 정보에 의하면 1분기 인도 기준 수주잔고는 자회사 3사를 앞세운 HD한국조선해양이 742억2800만달러(약 104조원)로 업계 중에서 가장 많았다.
HD한국조선해양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무려 436.3% 늘어난 8592억원에 달해 최고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신용등급 상향의 견인차
국내 주요 조선사들의 실적 순항이 가져오는 부수적인 효과 중 하나는 신용등급의 상향이다. 지금 같은 수주 호황과 실적 개선에 힘입으면서 자금조달 여건이 제고되고 글로벌 경쟁 체제 속에서 투자 확대와 이자부담 완화가 일어나면서 확실한 비교우위 척도가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기업평가(이하 한기평)는 HD현대중공업의 신용등급을 기존 ‘A(긍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에 앞서 나이스신용평가(이하 나신평)도 2월에 신용등급을 높였고 한국신용평가(이하 한신평)도 3월에 HD현대중공업의 신용등급을 높여 트리플 신용등급 상향을 기록했다.
증권사에선 모회사 실적까지 확실하게 끌어올리고 있는 HD현대중공업의 실적 개선과 안정적인 수주 잔고, 향후 성장성 등으로 인해 신용등급이 상승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김종훈 한기평 책임연구원은 “고가의 최근 수주분의 건조가 본격화되며 우수한 실적 추이를 이어갈 것”이라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면서 “개선된 현금흐름구조와 완화된 차입 부담 등을 고려할 때 향후에도 우수한 재무안정성이 유지될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LNG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중심으로 수주잔고의 질적 개선 추세가 지속되는 것이 바람직한 측면이라는 증권가의 분석도 나오고 있다.
여기에 중장기 실적 상승을 예상케 하는 긍정적인 메시지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발 훈풍은 올해부터 확실하게 K-조선의 실적을 담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 해군성에 따르면 해군성은 미 국방부 산하 조직으로 해군의 행정, 예산, 장비 획득 업무를 맡고 있는데 미 해군은 향후 30년간 364척 구매에 1조750억달러, 우리 돈으로 무려 약 1600조원을 투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되면 군함 건조의 막대한 물량이 한국으로 오게 되고 관련법 개정이 이루어지면 세계 1위 조선 업체인 HD현대중공업이 사실상 최적의 수주파트너로 낙점받게 될 것이 분명하다. 이미 지난 4월 30일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에서 특수선(군함) 야드를 중점적으로 둘러본 펠런 장관은 “우수한 역량을 갖춘 조선소와 미 해군이 협력한다면 미 함정도 최고 성능을 발휘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미국은 현재 수준에서 군함 건조 역량이 중국에 크게 밀리고 있다고 판단하면서 미국 상원과 하원의 민주, 공화 의원들이 앞장서서 ‘미국의 번영과 안보를 위한 조선업과 항만시설법(SHIPS for America Act)’을 공동으로 발의한 바 있었다.
이 때문에 미 해군은 향후 30년 동안 해마다 42조원어치 군함을 발주할 계획이라는 것이 코트라(KOTRA) 보고서의 요점이다. 이에 따르면 미 해군은 이 기간 총 364척의 새 함정을 늘리겠다는 것이고 이를 위해선 매년 평균 12척씩 함정을 건조해야 하는데 이는 미국 조선업계의 역량으로는 감당하기 어렵다. K-조선이 해결사로 나설 수 있는 대목이다.
한편 앞에서 살펴본 이 법안과 함께 세제 혜택과 펀드 설립 등을 통한 조선업 투자 촉진책도 준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지난해 이후 공정 안정화로 저가 물량 소진 속도가 가속화되면서 고가 물량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면서 수익성이 좋아지고 있는 점은 장기적인 성공지표로 꼽히고 있다는 것이 조선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증권가에선 미국발 훈풍에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 증가, 저가 물량 소진이라는 삼박자가 맞아떨어지면서 HD현대중공업의 중장기 실적 상승이 지속적으로 점쳐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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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D현대중공업 야드 전경.(사진=현대중공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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