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 머크가 약 4700억원을 투자해 우리나라 대전에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거점 원부자재 공장을 짓는다.
글로벌 제약·바이오 의약품 제조의 중심으로 자리 잡고 있는 한국에 거점공장을 짓고고 CDMO(위탁개발생산) 기업 등에 제품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다.
머크는 15일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머크 바이오 포럼 코리아 2025'를 개최하고 이같이 밝혔다.
세바스찬 아라나(Sebastian Arana) 머크 부사장은 "현재는 미국이나 유럽에서 제조하는 제품들이 한국 대전에서 생산할 수 있게 되고, 한국뿐 아닌 아시아태평양 지역 전역에 더 빠르고 편리하게 공급될 예정"이라며 "이는 고객 서비스 품질을 높이려는 노력인 머크의 in-region, for-region(지역 내에서, 지역을 위해서) 전략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머크는 2026년 가동을 목표로 3억 유로(약 4700억원)를 투자해 대전에 4만4500m²(약 1만3000평) 규모의 바이오프로세싱 생산센터를 구축하고 있다.
머크는 이 생산센터에서 세포 배양에 필요한 핵심 영양 성분인 '건조 분말 세포 배양 배지(DPM)'와 pH조절·세정·정제 등에 필수적인 '공정 액체(PL)', 오염 없이 소량의 샘플을 정밀하게 채취하는 일회용 정밀 샘플링 장비 '멸균 샘플링 시스템(NS)' 등을 생산할 계획이다.
생산된 원부자재 등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롯데바이오로직스 등 국내 업체뿐 아니라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제약·바이오 업체까지 공급될 전망이다.
DPM과 PL, NS 등의 한국 생산 배경엔 고객 수요와 시장의 빠른 성장이 있다.
머크 관계자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 중인 바이오 시장으로 세포치료제와 항체의약품 등 정교한 공정을 필요로 하는 치료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이 세가지 제품은 바이오의약품 생산을 위한 핵심 재료로 고객사들이 가장 많이 찾는 품목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 세가지 제품의 대전 생산은 '고객이 가장 필요로 하고', '머크가 가장 잘할 수 있으며', '아시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이란 조건을 모두 만족시키는 포트폴리오"라고 덧붙였다.
또한 대전이 최종 부지로 선정된 배경엔 대전광역시의 적극적인 협조와 카이스트와의 업무협약(MOU) 체결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머크는 대전과 함께 인천 송도와 경기 시흥 등도 부지로 고려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머크는 대전 바이오프로세싱 생산센터 구축을 통해 아시아태평양 지역 내 바이오 제조업체들이 ▲추가 제조 용량 확보와 배송 거리 단축을 통한 리드타임(상품의 주문일시와 인도일시 사이에 경과된 시간) 단축 ▲지역용 생산을 통한 소싱(조달) 및 공급 회복 탄력성 ▲배송 거리 단축을 통한 물류 간소화로 지속 가능성 개선 ▲기존 유럽·미국 공급망보다 더 빠르고 안정적인 대응 등 이점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머크의 업스트림(상공정) 제조 네트워크 및 역량의 전략적 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크리스찬 웨버 박사는 "바이오 공정 재료의 안정적이고 시기적절한 공급은 전 세계적으로 제약기업에 매우 중요한 요건"이라며 "대전에 개소 예정인 새로운 바이오 생산센터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기업들의 필수 바이오 프로세싱 제품 제조 능력과 역량을 크게 확장할 것"이라고 했다.
최태원 기자 peaceful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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