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美 약가인하 후속조치, 영향 제한적"아시아경제 기사제공: 2025-05-21 10:08:07

셀트리온이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약가인하 행정명 후속조치와 관련해 "바이오시밀러 제품은 이번 조치의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셀트리온 제품에 대한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20일(현지시간) 미국 보건복지부(HHS)는 제약사들이 행정 명령의 요구 사항을 충족하기 위해 따라야 하는 '최혜국 수준'의 구체적인 약가 목표를 설정했다.
최혜국 가격의 기준은 고가의 처방약을 대상으로 OECD(경제개발협력기구) 국가 중 국민 소득이 미국의 60% 이상인 국가의 가장 낮은 약가를 말한다.
HHS는 "미국 국민들이 다른 국가의 환자들 보다 더 많은 약가를 지불하지 않도록 제약사와 협의한 내용을 향후 몇 주 내 발표하겠다"며 "최혜국 수준 가격 목표에 따라 현재 해외 보다 3~5배 높은 미국 약가를 대폭 낮추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셀트리온은 "최혜국 약가 정책을 통해 고가의 오리지널 의약품 가격이 인하될 경우, 오리지널 의약품이 처방집에 우선 등재되던 환경에서 바이오시밀러와 직접 경쟁으로 변화되는 만큼 바이오시밀러 제품의 처방 확대 기회가 될 것"이라며 "짐펜트라의 경우 미국에서만 신약으로 승인 받았고 미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에서는 현재 바이오시밀러로 판매되고 있기 때문에 최혜국 약가 참조 대상이 아닐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혔다.

바이오시밀러는 대개 오리지널 의약품 대비 10~30% 낮은 가격에 판매된다.
미국 내 약가 산정 기준은 평균판매가에 6%를 더한 금액을 의료기관에 정부(메디케어)가 지급하는 구조다.
가격이 높은 오리지널 의약품을 처방 할수록 병원은 더 많은 수익을 남길 수 있는 구조다.
효과는 비슷하지만 저가인 바이오시밀러가 오히려 병원 처방에서는 밀리는 이유다.
약가 인하 정책이 추진되면 병원이 오리지널 의약품을 처방할 유인이 적어져 바이오시밀러 처방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는 이유다.

이어 "이런 내용을 종합할 때, 이전에 발표된 약가 인하 행정 명령 등에 따라 바이오시밀러 사용 확대, 중간 유통 구조 개선 등 회사에 우호적인 정책 기조가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셀트리온 영업 활동에는 긍정적인 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앞서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이달 15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통해 "셀트리온이 미국에 공급하는 바이오시밀러는 유럽 가격보다 비싼 제품이 없다"며 "미국 정부의 약가 인하 정책이 셀트리온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문제의 본질은 이익을 가져가는 중간 유통 구조에 있다"며 "미국 정부가 구조 개혁에 나선다면 오히려 셀트리온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고 밝힌 바 있다.

셀트리온은 "당사에서 예상했던 범위 내에서 약가 인하 정책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바이오시밀러 제조사인 셀트리온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셀트리온은 앞으로도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의료 정책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면서 성과 창출을 이어가기 위한 기회로 활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의 약가인하 행정명령에 따라 제약사들은 30일 이내에 자발적으로 가격을 인하하거나 180일 간 정부와 협상을 해야하고 비협조시 정부는 가격 통제나 해외 저가 의약품 수입 허용 등의 강제 조치를 취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행정명령만으로는 법적 근거가 빈약해 약가를 통제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 1기 당시에도 이번 약가인하 행정명령과 같은 취지의 조치를 취했으나 법적 공방 끝에 결국 시행이 중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