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일홍의 클로즈업] 백종원의 만시지탄 '방송 중단', 효과는 미지수더팩트 기사제공: 2025-05-12 00:06:03

더본코리아 백종원 대표가 최근 공식 사과 입장문을 내고 방송 활동 중단을 선언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사진은 백 대표가 더본코리아 2025년 정기 주주총회를 마친 뒤 질의응답에 앞서 취재진에 인사하고 있다. /서예원 기자

[더팩트ㅣ강일홍 기자] 인생을 살다 보면 때로 후회하는 순간들이 있습니다. 만시지탄(晩時之歎)은 이미 지나간 시점에 되돌릴 수 없는 것에 대한 아쉬움을 표현할 때 곧잘 사용되는 말인데요. 다시말해 무언가 기회를 놓친 뒤에 "아차, 한발 늦었다" 하는 후회스런 마음이 탄식으로 가슴에 깊숙이 담겼다고 할 수 있습니다.

더본코리아 백종원 대표는 기업인이라기보다는 방송인으로 대중에 각인돼 있는 방송 셀럽입니다. 출연하는 각종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대중적 인지도를 키워온 외식사업가 겸 예능인입니다. 그가 최근 공식 사과입장문을 내고 방송 활동 중단을 선언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렸습니다.

"모든 문제는 저에게 있습니다. 제가 바뀌어야 진정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뼈를 깎는 각오로 조직을 쇄신하고 전 직원들과의 소통을 통해 기업 문화를 바꾸겠습니다." (5월6일 더본코리아 백종원 대표 공식 사과 입장문)

백종원은 현재 여러 논란과 의혹 등 악재가 겹치면서 사면초가에 빠져 있다. 방송활동 중단 선언은 복잡하게 얽힌 난제에 대한 돌파구인 셈이고, 그만큼 상황적 절박한 심정이 고스란히 배어있다. /더팩트 DB

◆ '외식사업가' '연예인가족' 주목받은 뒤 음식 예능 바람 타고 성공

백종원은 현재 여러 논란과 의혹 등 악재가 겹치면서 사면초가에 빠져 있습니다. 방송활동 중단 선언은 복잡하게 얽힌 난제에 대한 돌파구인 셈이고, 그만큼 상황적 절박한 심정이 고스란히 배어있습니다. 더본코리아는 지난해 11월 상장 이후 주가가 곤두박질치고, 고구마빵 등 일부 제품 원산지 표기 의혹으로 경찰 수사가 진행 중입니다.

주가는 상장 당시 5만 1400원에서 현재 2만 6150원(5월9일 종가 기준)으로 반토막이 난 상태입니다. 더본코리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외식 프랜차이즈 브랜드는 25개이고 점포 수는 3066개입니다. 점포 역시 일부 브랜드에 편중돼 전체 중 절반이 넘는 1712개가 커피 프랜차이즈 빽다방 점포입니다.

그나마 빽다방도 여러 논란이 겹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저가형 커피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메가커피(MGC)의 독주 체제가 견고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객관적 지표와 수치로 확인되는데요. 메가커피의 4월 4주차 주간 활성 사용자 수는 약 147만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같은 기간 빽다방은 44만명, 컴포즈커피는 36만명에 머물며 큰 격차를 보였습니다.

백종원 대표는 기업인이라기보다는 방송인으로 대중에 각인돼 있는 방송셀럽이다. 출연하는 각종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대중적 인지도를 키워온 외식사업가 겸 예능인으로 통한다. /더팩트 DB

◆ 지난 3월 두 차례 원산지 거짓표기 등 사과 입장문에 이어 세 번째

백종원이 고개를 숙인 것은 지난 3월 13일과 19일 원산지 거짓 표기, 햄 돼지고기 함량 문제 등으로 사과문을 낸 데 이어 올들어 세 번째입니다. 백종원은 "방송인이 아닌 기업인으로서 온 힘을 더본코리아의 성장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는데요. 프랜차이즈 사업 가맹점주들을 향한 지원 약속과 변화를 통한 성장을 다짐하는 각오이기도 합니다.

백종원은 "품질, 식품 안전을 포함한 모든 사안에 대해 근본적인 원인을 파악하고 있고 하나하나 개선하고 있다"면서 "2025년을 더본코리아가 완전히 새로워지는 제2의 창업 원년으로 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전 브랜드 로열티 3개월 면제를 포함한 50억원 규모의 가맹점 상생 지원책과 브랜드별 지원안을 추가 시행한다는 입장도 밝혔습니다.

백종원은 '외식사업가' '연예인가족' 주목받은 뒤 음식 예능 바람 타고 성공가도를 달렸다. 아내는 배우 소유진(사진)이다. 한때는 '소유진 남편'으로 불리다 지금은 소유진보다 유명한 팬덤 스타가 됐다. /더팩트 DB

◆ 악재로 주가도 곤두박질 작년 11월 상장 이후 '반토막' 절박한 상황

방송 연예계는 부침이 극명하게 엇갈리는 곳입니다. 아무리 능력이 뛰어난 사람도 남들이 알아봐주지 않으면 올라서는 데 한계가 있고, 거꾸로 이름없는 무명인이라도 방송을 탄 뒤 주목을 받으며 관심인물로 떠오르는 일은 많습니다. 방송은 '기회의 땅'이고, 우연한 기회에 대중적 인지도를 키워, 스타로 성공가도를 달리기도 합니다.

유명세와 인지도까지 얻으면 성공 기회가 높아지는 것 또한 분명한 사실입니다. 백종원은 '외식사업가' '연예인가족'이란 꼬리표를 달고 주목받은 뒤 음식 예능 바람 타고 성공가도를 달렸습니다. 연예인 가족(아내는 배우 소유진)이란 프리미엄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한때는 '소유진 남편'으로 불리던 그가 지금은 소유진보다 유명한 팬덤 스타가 됐습니다.

외식사업의 성공 기반이 된 방송활동을 전면 중단한 것은 그가 마지막 카드로 선택한 극약처방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오히려 늦은 감이 없지 않습니다. 지금은 초심으로 돌아가 자기성찰과 내실에 충실하는 게 더 중요합니다. 행여 일시적 충격요법 정도로 이를 간과한다면 만시지탄의 깨달음조차 '도로아미타불'이 될 수 있습니다.

eel@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