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훈, 伊라스칼라 극장 첫 아시아인 음악감독으로아주경제 기사제공: 2025-05-13 09:18:42

지휘자 정명훈(72)이 세계적 권위의 오페라 극장인 이탈리아 밀라노의 라 스칼라 극장(Teatro alla Scala)의 차기 음악 감독으로 선임됐다.
 
라 스칼라 극장은 12일(현지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정명훈이 현 음악감독 리카르도 샤이의 뒤를 이어 오는 2027년부터 음악 감독직을 수행한다고 밝혔다.
 
1778년 문을 연 라 스칼라 극장은 전 세계 수많은 성악가에겐 꿈의 무대다.
이 극장에서 아시아인이 음악감독직을 맡는 것은 247년 극장 역사상 최초다.
 
 
정명훈의 선임은 포르투나토 오르톰비나 총감독이 직접 이사회에 제안한 것으로 전해지며, 이사회는 이를 만장일치로 승인했다.
정명훈의 임기는 2030년까지다.
오르톰비나 총감독과 나란히 임기가 종료된다.
 
라 스칼라 극장은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작곡가 주세페 베르디의 '나부코'(1842)와 '오텔로'(1887), 자코모 푸치니의 '나비 부인'(1904) 등 수많은 오페라 걸작이 초연된 무대다.
음악감독은 공연 프로그램 선정부터 오케스트라 단원 구성까지 음악적 부분을 총괄한다.
정명훈은 아르투로 토스카니니, 클라우디오 아바도, 리카르도 무티, 다니엘 바렌보임 등 당대 최고의 지휘자들이 거쳐 간 라 스칼라 극장 음악감독의 계보를 잇게 됐다.
 
정명훈은 라 스칼라 극장과 오랜 기간 인연을 쌓았다.
1989년부터 아홉 차례 오페라 프로덕션을 맡아 84회의 공연과 141회의 콘서트를 지휘했다.
이는 역대 음악 감독으로 임명된 지휘자를 제외하고 가장 많은 출연 횟수다.
또한 2016년에는 러시아 볼쇼이 극장에서 베르디의 '시몬 보카네그라'를 지휘하며 이 극장의 해외 오페라 투어를 함께했고, 2023년 3월에는 극장 소속 관현악단인 라 스칼라 필하모닉의 첫 번째 명예 지휘자로 추대됐다.
피아니스트로 시작한 정명훈은 1974년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 공동 2위를 차지하며 이름을 알렸다.
이후 1978년 로스앤젤레스 필하모닉 부지휘자로 임명되며 지휘자 경력을 쌓기 시작했다.
1980년대에는 유럽에 진출해 독일 자르브뤼켄방송교향악단 음악감독, 프랑스 국립 바스티유 오페라단 음악감독 등을 역임했다.
  
정명훈은 독일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수석 객원지휘자이자 파리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명예 음악감독, KBS교향악단 계관 지휘자 등으로 활발히 활동 중이다.

아주경제=윤주혜 기자 jujusun@a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