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토크<하>] 삼성전자 한종희 공백 누가 어떻게 메울까더팩트 기사제공: 2025-03-30 00:06:07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지난 19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 부회장은 25일 세상을 떠났다. /임영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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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정리=문화영 기자]

◆ "따뜻한 분이었는데"…한종희 부회장 갑작스런 비보에 삼성·재계 충격

-다음은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의 부고 소식입니다. 한 부회장이 지난 25일 심정지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죠.

-맞습니다. 한 부회장은 불과 일주일 전까지 삼성전자 주주총회를 직접 주재하고, 중국 출장을 다녀오는 등 왕성한 경영 활동을 펼쳤는데요. 이 때문에 그의 별세 소식은 삼성뿐만 아니라 재계에 큰 충격을 안겼습니다. 리더를 잃은 삼성 내부적으로는 허망하다는 반응도 나왔죠.

-한 부회장은 어떤 기업인이었나요?

-1962년생인 한 부회장은 1988년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평생 회사에 헌신했습니다. 37년 중 TV 개발 부서에 상당 기간 머무르며 삼성전자 TV를 19년 연속 세계 1위로 이끌었고,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대표이사직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인데요. 그와 호흡을 맞췄던 삼성의 전현직 경영진들은 빈소에서 눈물을 흘리는 등 침통함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최치훈 전 삼성물산 사장은 "내가 너무나도 좋아하는 사람이고 존경했다"며 "굉장히 따뜻했다. 한 부회장 덕분에 외국에서 온 내가 (삼성에서) 뿌리를 내릴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경쟁사 LG의 경영진들도 일제히 애도를 표했다고 하던데요.

-빈소가 마련된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에는 각계 인사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LG의 전현직 대표들도 빈소를 찾았는데요.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은 조문 첫날인 25일 장례식장을 방문해 유족들을 위로했습니다. 권봉석 LG 부회장은 26일 빈소를 찾아 약 30분간 머물렀는데요. 이들은 "고인께서는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전자 산업 발전에 정말 헌신적으로 기여하신 분"이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습니다.

-삼성전자는 한 부회장의 빈자리를 어떻게 메울 계획인가요.

-일단 전영현 대표이사 부회장(DS부문장) 1인 대표 체제로 전환했습니다. 다만 한 부회장이 대표이사와 DX부문장, 생활가전(DS)사업부장, 품질혁신위원회 위원장까지 다양한 역할을 맡고 있었다 보니, 리더십 및 경영 공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른 시일 내 이사회를 열고, 후속 인사 등을 논의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 사내이사를 맡고 있는 노태문 MX사업부장의 보직 변경 또는 다른 계열사 경영진의 이동 등을 통해 빈자리를 채울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는데요. 구체적인 내용은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한 부회장은 최근 주총에서 "반드시 삼성의 재도약을 이뤄내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한 부회장의 마지막 경영 메시지를 이행해야 하는 후배 경영진들의 어깨가 무거울 것 같습니다.

온라인 명품 플랫폼 발란이 입점업체들에게 대금을 제때 지급하지 못해 논란이 되고 있다. /발란

◆ 성장세 꺾인 명품 플랫폼…발란도 기업회생?

-마지막으로 온라인 명품 플랫폼 발란이 입점업체에 대금 지급을 못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발란은 지난 24일 입점사들에게 "재무 검증 과정에서 과거 거래 및 정산 내용에 확인할 사항이 발생했다"며 정산 지연을 공지했는데요. 나흘 뒤인 28일까지 정산액과 지급 일정을 공유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이 때문에 '제2의 티메프(티몬· 위메프) 사태'로 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입니다.

-발란이 기업회생 신청을 준비 중이라는 의혹도 있다고요?

-네. 대금 정산 지연이 공지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발란 기업 회생절차 준비 증거 파일'이라는 게시글이 올라왔습니다. 해당 글은 정산금 지연 문제로 본사를 찾은 판매자들이 발란 사무실에서 찍은 사진인데요. 기업 회생절차 준비 파일이 고스란히 노출돼있습니다.

-대금 지연에 이어 기업회생 신청 의혹까지 더해져 업계 불안을 자극하는 꼴이 됐네요.

-그렇습니다. 사실 온라인 명품 플랫폼 업계가 어려운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보복소비 분위기 속에서 명품 업계가 '반짝 호황'을 누리긴 했지만 최근 고물가와 경기 침체로 명품 수요가 예전같지 않은 상황이거든요. 특히 발란과 같은 온라인 플랫폼을 주로 이용하는 2030세대가 명품에 쓰는 돈을 줄이다 보니 직격탄을 맞은 것이죠.

-발란의 경우 마지막 감사보고서가 제출된 지난 2023년 기준 1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지난 2015년 설립 이후 적자가 이어지는 중입니다. 지난 2023년 기준 자본총계는 -77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고요.

-발란과 함께 '명품 플랫폼 3대장'으로 꼽히는 머스트잇과 트렌비는 어떤가요?

-머스트잇과 트렌비는 '명품 플랫폼 위기설'에 선을 긋는 상황인데요. 트렌비는 최근 입점사들에게 현금성 자산이 80억원이 있다고 공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머스트잇도 지난해 말 기준 자산 총계 111억원, 유동자산 110억원, 유동부채 41억원으로 유동자산이 부채 대비 2.5배 높다고 밝혔구요. 하지만 입점업체들의 불안감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발란은 언제쯤 입점업체들에게 대금을 지급할 계획인 건가요?

-일단 3월 28일까지 정산액을 지급하겠다던 약속은 깨진 상태입니다. 발란 전체 입점사 수는 1300곳, 월 평균 거래액은 약 300억원 규모로 알려져 있습니다. 발란이 '제 2의 티메프 사태'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자 최형록 발란 대표이사는 곧 해결방안을 찾아 직접 소통하겠다고 입장문을 냈습니다.

-최 대표는 "발란은 현재 정산 문제 해소와 서비스 정상화를 위해 외부 자금 유입을 포함한 구조적인 변화까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가장 빠르고 안정적인 복원 시나리오를 실현하기 위해 다각도로 고민 중"이라며 "이번 주 안에 실행안을 확정하고 다음 주에는 그간의 경위와 향후 계획에 대해 투명하게 설명드릴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티몬, 위메프에 이어 최근 홈플러스까지 유통기업들의 잇따른 기업회생으로 분위기가 뒤숭숭한데요. 다음 주에 발란이 내놓을 대응책에 주목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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