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금값 온스당 3300弗 돌파 또 최고치
순금 한돈 65만6000원… 2024년보다 57%↑
관세전쟁에 달러도 약세… 연일 고공행진
5대銀 올들어 골드바 1742억어치 판매
품귀현상에도 작년치보다 88억 더 많아
차익실현용 고금 매입도 보름 새 2배↑
골드만삭스 “2026년 중반엔 4000弗 예상”
국제 금값이 온스당 3300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가를 다시 썼다.
미국의 관세정책이 야기한 불확실성 확대로 안전자산인 금 수요가 높아지면서 한때 국내에서 품귀 현상을 빚었던 골드바 판매량은 이미 지난해 전체 판매량을 훌쩍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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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값 어디까지… 17일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 종로본점에서 직원이 금제품을 정리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정책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금 선물 가격은 16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장중 온스당 3355.1달러에 거래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남정탁 기자 |
지난 11일 온스당 3200달러를 넘은 지 불과 5일 만이다.
금 현물 가격도 이날 장중 온스당 3350달러까지 치솟았다.
전통적으로 달러와 금값은 반대로 움직인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ICE(인터콘티넨털 익스체인지) 미국 달러 지수는 미 동부 기준 이날 오후 3시 전후 전장보다 0.82% 떨어진 99.40선을 기록했다.
이날 기준 순금 한 돈(3.75g) 가격도 65만6000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근 한 달간 8.42%, 전년 동월 대비로는 무려 57%가량 뛴 가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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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도 한때 품귀현상을 빚었던 골드바 판매가 폭증하고 있다.
17일 세계일보가 국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골드바 판매 현황을 취합한 결과, 전날까지 총 1742억원어치가 판매된 것으로 집계됐다.
1분기가 조금 지났을 뿐인데 이미 지난해 전체 판매액(1654억원)을 88억원 초과했다.
지난 2월 폭증하는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시중은행에서 한 달 가까이 골드바 판매가 중단된 점을 감안하면 3개월도 안 돼 지난해 판매액을 넘어선 것이다.
한 은행의 경우 올해 들어 전날까지 판매액이 지난해의 두 배에 달한다.
5대 은행에서 골드바 판매는 2022년 743억원에서 2023년 655억원으로 줄었다가 지난해 2배 넘게 늘었다.
올해는 1분기만큼 판매되지 않더라도 지난해 대비 2배 이상은 쉽게 넘을 것으로 은행권은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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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차익실현용 고금 매입 규모는 75억원이었는데 이달 들어 지난 16일 기준 180억원으로 급증했다.
이런 추세라면 이달 말에는 350억원을 넘어 전월의 5배에 이를 것으로 거래소는 전망했다.
한국금거래소 송종길 대표는 “골드바 품귀 현상이 벌어졌던 2월까지만 해도 고금 매입이 저조했다”면서 “미국 관세전쟁 여파로 금값이 계속 오르고 있지만, 이제 어느 정도 고점에 올라와 있다는 판단에 이달 들어 차익실현 욕구가 분출한 것 같다”고 말했다.
글로벌 무역전쟁이 격화하면 금값의 고공행진도 계속될 전망이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금 선물 가격 전망치를 종전 온스당 3300달러에서 3700달러로 올리고, 내년 중반엔 4000달러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인 UBS 역시 금값이 올해 말까지 3500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을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들이 금을 꾸준히 매입하고 있고, 국내 부자들도 금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전날 하나금융연구소가 발표한 ‘2025 웰스 리포트’에서 금융자산 10억원 이상 부자들은 올해 투자 비중을 늘릴 자산으로 예금에 이어 금을 꼽았다.
백종호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으로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최고의 ‘트럼프 트레이드’ 자산은 금으로 판명됐다”면서 “다만, 금은 안전자산임에도 변동성이 커서 적정한 비중으로 중장기적으로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김수미 선임기자 leol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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