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기아 첫 전기 세단 등장…'EV4' 직접 타보니더팩트 기사제공: 2025-04-24 08:36:01

지난 23일 경기 하남에서 경기 광주의 한 카페까지 왕복하는 코스로 EV4를 시승했다. EV4는 위로 치켜올린 주간주행등과 수직형 헤드램프가 강한 인상을 주며, 낮은 후드와 짧은 오버행이 강조된 전면부 디자인이 인상적이다./황지향 기자

[더팩트ㅣ황지향 기자] 기아가 전기차 라인업에 처음으로 세단을 추가했다. EV6, EV9, EV3에 이은 네 번째 전용 전기차 '더 기아 EV4'(EV4)는 전동화 세단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중심의 전기차 시장에서 EV4가 균형 잡힌 대안이 될 수 있을지 직접 몰아봤다.

지난 23일 EV4 GT 라인 롱레인지 모델을 경기 하남에서 경기 광주의 한 카페까지 왕복하는 코스로 총 65.4㎞를 시승했다. 시승차는 드라이브와이즈, 헤드업디스플레이(HUD), 하만카돈 사운드, 선루프, 유틸리티 패키지 등이 포함된 GT 라인 풀옵션 트림이다. 81.4㎾h 배터리를 기반으로 복합 주행거리는 495㎞, 복합 전비는 5.4㎞/㎾h다. 시승 종료 시 계기판에는 평균 전비 7.0㎞/㎾h로 표시됐다.

가속과 감속 페달은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아 전기차 특유의 튀는 듯한 현상 없이 차분한 피드백을 전달했다. 감속 시 회생제동은 단계별로 조절할 수 있어 도심 주행에서도 원하는 만큼의 제동 저항을 확보할 수 있다. 초반 응답이 지나치게 민감하지 않아 조작이 수월하고 전반적인 제동감도 안정적이다.

EV4는 엑셀과 브레이크 모두 의도적으로 반 템포 늦게 반응하는 듯한 무게감이 있어 주행 시 피로감이 적었다. 차체는 회전 구간에서도 좌우로 쉽게 쏠리지 않았다. /기아

주행감은 가볍지 않다. 엑셀과 브레이크 모두 의도적으로 반 템포 늦게 반응하는 듯한 무게감이 있어 주행 시 피로감이 적었다. 차체는 회전 구간에서도 좌우로 쉽게 쏠리지 않았다. 고속 주행에서의 직진 안정성도 인상적이다. 노면 요철을 타고 넘을 때도 차체가 크게 흔들리지 않아 전반적으로 '잘 짜인' 느낌을 준다.

조향 반응은 빠르기보다는 안정감에 초점을 맞췄다. 핸들링 자체는 날카롭지 않지만, 중저속 구간에서는 유연하고 고속에서는 묵직하게 반응해 일관된 감각을 유지했다. 급차선 변경이나 램프 구간 진입 시에도 불안함 없이 안정적으로 받쳐준다.

EV4의 외관은 SUV를 연상시키는 비율과 디테일로 기존 세단과 차별화된 인상을 준다. 위로 치켜올린 주간주행등(DRL)과 수직형 헤드램프는 대비를 이루고, 낮게 시작된 후드 라인이 트렁크까지 부드럽게 이어지는 실루엣을 완성한다. 짧은 오버행과 루프 양 끝에 위치한 리어 스포일러는 미래지향적이다. 전용 19인치 휠은 시각적으로 무게중심을 낮춰 전체적인 안정감을 더한다.

기아 EV4의 센터페시아. 햅틱 방식으로 작동하는 터치 버튼이 'HOME', 'MAP', 'SEARCH' 등 주요 기능을 지원하며 물리 버튼은 온도 조절과 비상등 등 최소한으로만 배치됐다. /황지향 기자

실내는 간결하고 깔끔하다. 풍량·온도 조절과 비상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물리 버튼을 없앴으며 'HOME', 'MAP' 등 주요 기능은 터치 햅틱 방식으로 센터페시아에 통합됐다. GT 라인 전용 블랙＆화이트 투톤 시트는 스트라이프 엠보 패턴과 상단 인조가죽 마감으로 완성도가 높고, 크래시패드와 도어 암레스트에도 소프트 재질이 적용됐다. 특히 헤드레스트는 쿠션감이 도드라져 장시간 주행에서도 목과 어깨의 부담이 덜했다.

전체적으로 EV4는 '세단형 전기차'라는 다소 생소한 포지션을 분명한 주행감과 디자인 아이덴티티, 감성적 실내 품질로 풀어냈다는 느낌이다.

EV4의 판매 가격은 개별소비세 3.5％ 기준으로 △스탠다드 에어 4192만원 △스탠다드 어스 4669만원 △스탠다드 GT 라인 4783만원 △롱레인지 에어 4629만원 △롱레인지 어스 5104만원 △롱레인지 GT 라인 5219만원이다.

hyang@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