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환율 효과로 1분기 실적 방어
재고 선적·현지 생산 확대…관세 대응 총력
부품 현지화·공장 재배치로 공급망 재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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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는 24일 2025년 1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 44조4078억원, 영업이익 3조6336억원, 당기순이익 3조3822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2%, 2.1%, 0.2% 증가한 수치다. /현대차 |
[더팩트ㅣ황지향 기자] 하이브리드차 판매 호조와 환율 효과에 힘입어 1분기 실적을 방어한 현대자동차가 2분기 이후부터는 미국의 25% 관세 여파에 직면하게 됐다. 현대차는 재고 활용, 현지 생산 확대, 부품 소싱 재편 등 다각적인 대응책으로 충격 최소화에 나서고 있다.
현대차는 24일 2025년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44조4078억원, 영업이익 3조6336억원, 당기순이익 3조3822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2%, 2.1%, 0.2% 증가한 수치로,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8.2%에 달했다.
같은 기간 글로벌 도매 판매는 100만1120대로 0.6% 감소했으나 하이브리드차 판매 확대(전년 대비 38.4% 증가)와 평균 1453원을 기록한 우호적인 환율 효과가 수익성 개선에 기여했다. 전기차는 6만4091대, 하이브리드는 13만7075대가 팔리며 친환경차 실적 전반을 견인했다.
상반기 실적이 양호했던 배경에는 관세 리스크를 사전에 감안한 공급 전략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현대차는 상반기 생산량을 최대한 끌어올려 미국 수출을 집중한 것으로 보인다"며 "전체 수출의 절반 이상이 미국 시장에 집중돼 있어 실적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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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는 단기적으로 미국 내 판매가격 인상 대신 재고 물량을 활용해 관세 충격을 흡수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약 3.1개월 분량의 완성차 재고와 더 많은 부품 재고를 북미에 확보한 상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백악관 루스벨트룸에서 대미 신규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AP·뉴시스 |
◆관세 여파…현대차, 단기·중장기 대응 총력
문제는 자동차 관세가 2분기 이후에도 장기화할 가능성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달 초부터 외국산 자동차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하면서 현대차는 본격적인 실적 방어전에 돌입한 상황이다.
현대차는 단기적으로 미국 내 판매가격 인상 대신 재고 물량을 활용해 관세 충격을 흡수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약 3.1개월 분량의 완성차 재고와 더 많은 부품 재고를 북미에 확보한 상태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은 최근 "6월까지는 미국 내 소비자가격을 인상하지 않을 것"이라며 "효율적 공급과 비용 관리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합리적인 가격에 최고의 제품을 제공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중장기 대응 전략도 본격화했다. 이승조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 부사장은 이날 열린 1분기 경영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관세 영향은 아직 정량화하기 어렵지만, 선제적인 비용 효율화와 공급망 조정을 통해 대응 중"이라며 "단순 방어를 넘어 체질 개선 기회로 삼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대차는 3월 중순 '관세 대응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하고 생산·투자·물류 전 부문에서 대응체계를 구축했다.
관세가 완성차뿐 아니라 부품, 철강, 알루미늄 등 광범위하게 부과되는 점을 감안해 미국 현지 부품 소싱 전략도 병행 중이다. 부품 현지화를 위한 우선순위 리스트를 수립하고 신규 공급 업체를 빠르게 발굴 중이며, 빠른 품질 인증이 가능한 부품부터 '패스트트랙' 방식으로 전환하고 있다. 물류 최적화와 재고 분산 전략도 함께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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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매 측면에서도 현대차는 미국 내 가격 정책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이승조 부사장은 "6월 2일까지는 가격을 동결할 예정이며, 이후에도 시장 수요와 경쟁사 동향을 고려해 가격과 인센티브 정책을 유연하게 조정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차 아이오닉 5. /현대차그룹 제공 |
◆공급망 재편·예산 조정…'체질 개선' 가속화
생산 측면에서는 알라바마 공장의 원가 절감 전략과 운영 노하우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으로 이관하고 있으며 HMGMA 생산능력은 향후 연 30만대에서 50만대 이상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이곳에서 생산될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아이오닉9'은 관세를 피하며 미국 시장을 공략할 전략 차종으로 기대를 모은다.
판매 측면에서도 현대차는 미국 내 가격 정책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이승조 부사장은 "6월 2일까지는 가격을 동결할 예정이며, 이후에도 시장 수요와 경쟁사 동향을 고려해 가격과 인센티브 정책을 유연하게 조정하겠다"고 말했다. 또 북미 공급 체계 재편의 일환으로 일부 수출 물량을 멕시코 생산으로 전환하고 미국·캐나다 간 생산 거점을 재배치하는 전략도 시행 중이다.
경상 및 투자 예산도 재조정 중이다. 마케팅 효과가 낮은 항목과 관행성 비용을 줄이고, 투자는 미래 경쟁력 확보와 효율성을 기준으로 재편하는 컨틴전시 플랜도 마무리 단계에 있다는 설명이다.
정부도 대응에 나섰다. 최상목 경제부총리와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이날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리는 한미 통상장관 회담(2+2 협의)에 참석해 자동차 관세 철폐를 핵심 의제로 제시할 계획이다. 안 장관은 "25% 품목 관세가 부과된 자동차 문제를 신속히 풀겠다"고 밝혔다.
hyang@tf.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