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 충격…韓 수출기업 53%, "공급망 악화"아시아경제 기사제공: 2025-04-27 11:20:31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이 심화하면서 국내 수출기업 절반 이상은 올해 공급망 조달 여건이 지난해보다 악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기업들은 중국의 원자재 수출 통제보다 미국의 무역 제재가 공급망 위기에 더 큰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트럼프 2기, 미국과 중국의 수출통제에 따른 우리 기업의 공급망 리스크 인식과 시사점' 보고서를 27일 발표했다.
보고서는 지난해 기준 수출 실적 50만달러 이상을 기록한 국내 제조기업 740곳을 대상으로 지난 2월 24일부터 지난달 10일까지 실시한 공급망 위기 관련 설문조사 결과를 담았다.

설문 결과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53.4%는 트럼프 2기 이후 글로벌 공급망 조달 여건이 지난해보다 '악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공급망 조달 상황이 '지난해와 유사할 것'이라는 응답은 41.4%, '개선될 것'은 5.5%에 불과했다.

기업 규모별로는 중견기업(55.1%)과 중소기업(53.5%)이 대기업(36.8%)보다 1.5배 안팎으로 높았다.

업종별로는 가구 및 인테리어(76.9%)가 가장 높았고, ▲섬유 및 의류(65.4%) ▲이차전지(63.9%)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60.7%) ▲가전 및 스마트 디바이스(59.4%) ▲화학 및 석유화학(56.4%) ▲기계 및 장비(56.2%) ▲철강 및 금속(55.8%) ▲전기차 및 수소차(54.5%) 순으로 기업의 공급망 우려가 컸다.

수출 기업의 79.6%는 미국의 무역 제재에 따른 공급망 위기에 대해 '심각하다'(매우 심각 30.9%·조금 심각 48.8%)고 답했다.
반면 중국의 원자재 수출통제로 인한 공급망 위기에 대해 '심각하다'(매우 심각 11.8%·조금 심각 30.7%)고 답한 비율은 42.4%였다.
'미국발 리스크'를 '중국발 리스크'보다 기업들이 더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공급망 위기에 대한 대응 계획 수립 여부에 대해, 수출 기업의 절반 이상(51.8%)은 '대응 계획을 수립하지 못했거나 대책이 없다'고 답했다.
정부가 시행하는 공급망 지원 정책을 활용하고 있다는 기업은 17%에 그쳤다.
응답 기업의 83%는 '활용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는 ▲정부 지원이 필요하지만, 어떤 정부 지원책이 제공되는지 알지 못해서(48.2%) ▲정부 지원은 필요하지만, 필요한 지원책이 없어서(28.7%) 등을 들었다.

응답 기업의 48.6%는 정부의 공급망 지원정책이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필요한 정부 지원으로는 ▲금융지원 확대'(60.0%) ▲수급처 다변화 지원(42.3%) ▲관련 산업 규제 완화(29.2%) ▲연구개발(R&D) 지원(23.6%) 등을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