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7일 유튜브 채널 ‘삼프로TV’에 출연해 자본시장 룰이 공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이날 “저는 보수주의자고, 시장주의자”라며 “정치를 하지 않을 것이지만, 하더라도 보수를 위해서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 제기된 민주당 합류 가능성에 선을 그은 것이다.
그는 “정치를 할 것 같으면 작년에 출마했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또한 자본시장 원칙(룰)이 공정해야 보수진영에 유리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이 원장은 “보수당 입장에서는 시장의 룰과 관련된 문제니까 룰을 공정하게 해서 모두가 페어하게 하자고 얘기하는 것들이 제가 보기엔 보수의 가치가 맞다‘며 ”이 가치를 놓치면 선거 국면에서 이길 수 없다“고 주장했다.
상법개정안에 대한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복현 원장은 “회사에 손해를 안 미치면 주주들이 쪽박을 차더라도 이사는 책임을 안 진다는 게 지금 해석의 원칙”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인수위원회 때부터 상법 개정을 위한 준비를 해왔다”며 “본질적인 것은 충실의무를 상법 등에 포함하고, 제3자 독립성을 보장하며 적정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마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금 프레임은 상법 개정을 추진하는 사람은 개혁주의자, 자본시장법을 언급하는 사람은 반개혁주의자로 몰아가는 양상”이라면서도 “제가 보기엔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앞서 민주당은 ‘이사의 주주충실 의무’ 포함한 상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재의요구권을 행사했다.
이후 재표결 결과 부결됐다.
기업 승계 자금 마련 의혹으로 도마에 오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유상증자’에 대한 견해도 밝혔다.
이복현 원장은 “(한화에어로 유증이) 승계 이슈와 관련된 건 아닌지 저는 모르겠다”면서 “증권신고서에 주주들이 판단할 수 있는 충분한 정보를 달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단일 기업의 단순 유증은 기업에서 결정한 것”이라면서도 “자회사 간 대규모 지분 이전과 관련해 지분구조를 간단히 하려 했다는 건 주주들의 이익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우리가 주주 이익에 손해가 안나는 정도에 고려했다는 것은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금감원이 시장의 자금조달 계획에 대해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 형태로 개입해도 되느냐는 질문에 이 원장은 “증권신고서 심사 기능 자체가 과연 그거(주주보호)에 맞는 칼인지는 모르겠다”며 “시장에서 수용된다는 건 변화의 필요성이 실제적 담론으로 누적된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복현 원장의 임기는 6월 5일까지다.
이 원장은 “정치를 안 하겠다는 의미로 ‘민간에서 활동하고 싶다’고 말해왔다.
그랬더니 ‘로펌에서 돈을 벌겠다는 거냐’고 욕을 하더라”며 “아직 나이도 어리니 했던 것들을 또 하는 것보다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무엇을 할지 아직 정한 게 없다”며 “공직도 25년 했으니 조금 다른 행동을 하면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아주경제=홍승우 기자 hongscoop@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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