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사 평화산업, 현지 거점 마련 검토…서연이화, 생산 확대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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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발 글로벌 관세 전쟁의 직격탄을 맞은 현대자동차그룹은 협력사와 함께 위기를 극복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전경. /현대차그룹 |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올해 1분기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2분기는 장담하기 힘들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부품 공급망 구축으로 현지화 전략에 박차를 가한다. 위기를 협력사와 함께 넘는 모양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 부품 협력사 평화산업이 미국 현지 생산 거점 마련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가동을 시작한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부지에는 현대모비스·현대트랜시스·현대제철·현대글로비스 등 계열사가 있다.
현대차그룹은 HMGMA 부지에 배터리시스템·배터리 부품 모듈을 생산·공급하는 현대모비스와 통합물류센터를 운영하는 현대글로비스, 시트 프레임을 조달하는 현대트랜시스, 강판을 공급하는 현대제철 공간을 마련했다. 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셀 공장도 건설 중이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과 기아 조지아 공장에 이어 HMGMA를 미국 내 자동차 생산 거점으로 삼아 수입차 관세 정책에 대응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 3월 미국 백악관에서 루이지애나주 현대제철 제철소 건립 등 총 31조원 규모 대미 투자 계획을 밝혔다.
정 회장은 현지 총생산 규모를 120만대까지 올린다고 했다. 이승조 현대차 재경본부장 부사장은 지난 24일 1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앨라배마 공장과 HMGMA 생산 효율화를 통한 원가 절감을 추진하고 중장기적으로 부품 소싱과 물류 등 현지화 전략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김승준 기아 재경본부장 전무는 25일 콘퍼런스콜에서 "미국 관세 대응 전략은 미국 생산 차량을 미국에서 판매하는 구조를 강화하는 것"이라며 "조지아 공장 물량은 캐나다와 멕시코 등 권역에도 수출하지만, 미국 내 물량 소화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7월 8일까지 상호관세를 유예한 상황에서 한미 당국은 7월 패키지 합의를 추진하기로 했다. 다만 자동차와 철강, 알루미늄 등에는 25% 품목 관세가 적용되고 있다. 한국 정부는 자동차 부품 관세를 적극 설명하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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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출 전용부두에 완성차들이 선적을 기다리는 모습. /현대자동차 |
평화산업은 자동차용 방진·방음·방수 AVS(배선) 및 호스 제품을 현대차그룹에 공급하고 있다. 평화산업 관계자는 "관세 영향에 정부 도움이 있는지를 알아보고 어려우면 직접 진출하거나 USMCA(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 등을 활용한 멕시코·캐나다 등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자동차용 플라스틱 부품업체 에코플라스틱과 도어 트림·시트 제조업체 서연이화 등 부품사도 현지 거점을 통해 현대차그룹에 공급을 진행 중이다. 에코플라스틱은 지난해 말 미국 서배너에 생산 거점을 마련해 현대차그룹에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서연이화는 미국 앨라배마와 조지아, 서배너 등 사업장을 운영하고 있다. 서연이화는 현대차그룹이 현지 생산을 늘리면 발맞춰 현지 사업장 가동률을 높일 예정이다. 서연이화 관계자는 "현대차그룹 생산이 늘면 따라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국내외 부품 산업 생태계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한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금속노조) 충남지부는 지난 14일 정책 해설지를 통해 "부품사는 시장 점유율과 현지 생산 자급률, 경쟁 차종 전략에 따라 영향이 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차그룹 대미 전략 방점이 '확장'에 있는 만큼 국내 산업 생태계 영향이 적을 것이라는 반론이 있다.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은 지난 3월 HMGMA 준공식에서 "현지에서 증량한다고 하더라도 국내에서 내수 진작이나 수출 부분을 늘려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국내 자동차 산업에 긴급 유동성 자금을 신규로 지원하기로 했다. 지난 9일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자동차 생태계 강화를 위한 긴급 대응 대책을 공개했다.
정부는 자동차 산업에 정책금융 2조원을 추가 공급(총 15조원)하기로 했다. 현대차·기아 차원에서는 금융권 등과 1조원 규모 상생프로그램을 통해 협력사 대출·보증·회사채 발행을 돕기로 했다. 정부는 중소 부품기업을 위해 관세 대응 119와 애로신고센터도 운영한다.
bell@tf.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