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조선, 3조대 컨테이너선 ‘수주 잭팟’세계일보 기사제공: 2025-04-29 06:00:00

HD한국조선해양, 2.5조대 22척 수주
中 조선사 강세 ‘피더 시장’ 점유율 1위
삼성重도 친환경 컨선 2대 5600억 계약
양사 2025년 수주 목표 4분의 1 이상 채워
美, 대중 견제에 K조선 반사이익 현실화
인력 충원·기술 고도화 등 지속적 과제

HD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이 3조원대 컨테이너선 수주 ‘잭팟’으로 조선업 슈퍼사이클(초호황)을 2분기에도 이어간다.

HD현대의 조선 중간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총 2조5354억원의 규모의 컨테이너선 22척을 수주했다고 28일 밝혔다.
지난 26일엔 오세아니아 선사와 8400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대분)급 컨테이너선 4척, 2800TEU급 컨테이너선 8척, 1800TEU급 컨테이너선 6척에 대한 건조계약을 체결했다.
앞서 지난 23일과 24일에도 2800TEU급 컨테이너선 2척과 1만6000TEU급 컨테이너선 2척을 수주했다.
나흘 사이 2조5354억원 규모의 컨테이너선 22척을 수주한 것이다.
이번에 수주한 컨테이너선은 2028년 상반기까지 순차적으로 선주사에 인도될 예정이다.
특히 HD현대삼호에서 건조하는 8400TEU급 컨테이너선에는 액화천연가스(LNG)와 디젤을 모두 연료로 사용할 수 있는 LNG 이중연료 엔진(DF)이 탑재된다.
1만6000TEU급 컨테이너선에도 배기가스 저감장치인 스크러버가 탑재돼 강화된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에 대응할 계획이다.

HD현대미포가 2022년에 인도한 1600TEU급 컨테이너선. HD한국조선해양 제공

HD현대미포는 올해 전 세계에서 발주된 총 33척의 피더 컨테이너선(3000TEU 미만급) 중 절반에 가까운 16척을 수주해 현재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피더 컨테이너선 시장은 그동안 중국 조선사들이 우위를 보여왔으나 올해 들어 HD현대미포가 기술력을 내세워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중공업도 이날 대만 선주와 1만6000TEU급 컨테이너운반선 2척을 5619억원에 계약했다고 밝혔다.
이 선박은 메탄올 이중연료추진 컨테이너선으로 알려졌다.
해당 선박은 기존 선박유와 메탄올 모두 연료로 사용할 수 있는 친환경 선박이다.
2028년 1월까지 순차적으로 선주사에 인도될 예정이다.

양사는 이날까지 올해 수주 목표의 4분의 1 이상을 채웠다.
HD한국조선해양은 이번 수주 건을 포함해 총 49척 61억6000만달러(8조8704억원)를 수주했다.
연간 수주 목표 180.5억달러의 34.2%다.
삼성중공업도 LNG 운반선 1척, 셔틀탱커 9척, 에탄 운반선 2척, 유조선 4척, 컨테이너운반선 2척 등 18척 26억달러(3조7429억원)를 달성했다.
연간 수주 목표 98억 달러의 27%에 해당한다.
조선업계는 최근 슈퍼사이클을 맞아 수년 치 일감을 미리 확보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국 견제와 K조선 러브콜 등으로 한국 조선업과 협력하거나 선박 발주를 맡기려는 움직임이 늘어나는 것도 호재다.
하지만 ‘장밋빛’ 전망은 금물이라는 지적이다.
K조선으로 급격히 수주가 쏠리면서 작업 공간 및 인력 부족이나 관세전쟁 등으로 해외에 설립한 조선소의 현지 비용 상승 등 불안 요소가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의 중국 견제 등으로 가격으로 승부하던 중국 대신 한국 조선소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며 “다만 슈퍼사이클을 더욱 길게 유지하기 위해 기술 고도화와 신기술 개발 등을 멈추면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선박을 건조할 수 있는 독이나 인력이 부족하지 않도록 물량과 기간도 조절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복진 기자 bo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