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한국조선해양·삼성중공업 수주 '잭팟'
오는 5월 1일 미국서 '조선업 재건 토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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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일 업계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은 1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 6조7717억원, 영업이익 859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2.8%, 436.3% 급증했다. HD현대삼호가 2022년 인도한 1만5000TEU급 LNG 이중연료 추진 컨테이너선. /HD한국조선해양 |
[더팩트ㅣ황지향 기자] 국내 주요 조선사들이 고부가가치 선박 중심의 선별 수주와 생산성 향상에 힘입어 올해 1분기 실적 개선 흐름을 이어갔다. 여기에 대규모 수주가 잇따르면서 조선업계는 연간 실적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은 1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 6조7717억원, 영업이익 859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2.8%, 436.3% 증가한 수치다. 생산성 향상과 건조 물량 증가에 고선가 선박 매출 비중 확대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계열사별로 HD현대중공업은 매출 3조8225억원, 영업이익 4337억원을 기록했으며 HD현대삼호와 HD현대미포도 각각 매출 1조9664억원, 1조1838억원으로 호조를 이어갔다.
삼성중공업은 1분기 매출 2조4943억원, 영업이익 1231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 58% 증가했다. 수익성 높은 LNG운반선과 해양플랜트 프로젝트 매출 증가가 주효했다. 삼성중공업은 "FLNG(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 생산 본격화로 분기마다 실적이 우상향할 것"이라며 연간 매출 10조5000억원, 영업이익 6300억원 목표 달성에 자신감을 보였다.
한화오션도 1분기 매출 3조1431억원, 영업이익 258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8%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했다. 한화오션은 생산력 향상을 위해 2027년까지 부유식 도크와 초대형 해상 크레인을 신규 도입할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 생산성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그간 중국이 사실상 독점해 온 컨테이너선 시장에서도 대형 수주 성과가 이어지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최근 오세아니아·아시아 선사로부터 2조5354억원 규모의 컨테이너선 22척을 수주했다. HD현대미포가 2800TEU급 10척과 1800TEU급 6척을, HD현대삼호가 8400TEU급 4척과 1만6000TEU급 2척을 건조해 2028년까지 순차 인도할 예정이다. 피더(3000TEU 미만)급 컨테이너선 부문에서는 HD현대미포가 올해 전 세계 발주 물량의 절반을 수주하며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삼성중공업도 아시아 선주로부터 컨테이너운반선 2척을 5619억원에 수주했다. 올해 누적 수주 실적은 LNG운반선, 셔틀탱커, 에탄운반선, 유조선, 컨테이너선 등 총 18척, 26억달러에 이른다. 연간 수주 목표(98억달러)의 27%를 조기 달성한 셈이다. 삼성중공업은 "수익성 중심의 선별 수주 전략을 유지하는 한편 FLNG 계약도 연 2기 정도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미국의 대중 제재 조치가 한국 조선소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은 오는 10월부터 중국 선박과 해운사에 대해 톤당 50달러의 입항 수수료를 부과하기로 했으며, 이후 매년 30달러씩 인상해 2028년에는 톤당 140달러로 올릴 예정이다. 중국산 선박을 운항하는 다른 국가 기업도 동일한 수수료를 부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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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중공업은 아시아 선주로부터 컨테이너운반선 2척을 5619억원에 수주했다고 밝혔다. 올해 누적 수주 실적은 LNG운반선, 셔틀탱커, 에탄운반선, 유조선, 컨테이너선 등 총 18척, 26억달러로, 연간 목표(98억달러)의 27%를 조기 달성했다.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셔틀탱커. /삼성중공업 |
글로벌 조선시장에서도 훈풍이 감지되고 있다. 특히 미국이 조선업 재건을 본격화하면서 국내 조선업계의 수주 기대감도 조심스럽게 커지고 있다. 업계는 오는 5월 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미국 조선업 재건을 주제로 한 토론회에 주목하고 있다. 토론회에서는 '미국 선박법'(Ships for America Act)과 '미국 조선소 보호법'(Save Our Shipyards Act) 추진 방안이 논의될 예정이다. 마크 캘리 민주당 상원의원, 토드 영 공화당 상원의원, 존 가라맨디 민주당 하원의원 등 지난 118대 의회에서 미국 선박법을 공동 발의했던 의원들이 참석해 재발의 방향을 모색한다.
미국은 조선업 재건을 추진하고 있지만 자국 내 역량만으로는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한국과 일본 등 동맹인 조선 선진국과의 협력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내 조선업계에의 수혜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미국 선박법에는 전략상선단(SCF) 신설을 통한 미국 상선력 강화와 함께 2029년 회계연도 이전까지 외국 건조선박 편입을 허용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만약 외국 건조선박 편입 허용 조항이 유지되고 편입 기한 연장을 포함한 법안이 재발의된다면, 국내 조선사들의 수혜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다.
존 펠란 미국 해군성 장관은 최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과 인터뷰에서 "선박 건조·수리 능력은 국익에 직결된다"며 "일본, 한국과 같은 조선 강국과의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세계 조선 능력의 절반을 차지한 중국에 대응하려면 상업용과 군사용 선박을 동시에 고려하는 설계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펠란 장관은 전날 일본에서 나카타니 겐 방위상과 회담하고 조선소 시찰 등을 진행했으며, 이후 한국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미국 조선업 재건 법안이 현실화할 경우 국내 조선사들의 글로벌 수주 확대에 긍정적인 기회가 될 수 있다"며 "다만 법안 통과 여부와 구체적 편입 조건에 따라 실제 수혜 규모는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hyang@tf.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