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주주 "최대주주 OCI홀딩스 지분율 확대 목적"
본격 주주행동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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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부광약품이 1000억원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하자 소액주주들이 거세게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부광약품 홈페이지 |
[더팩트ㅣ이라진 기자] 부광약품의 대규모 유상증자 결정에 부광약품 소액주주들의 불만이 날로 거세지고 있다. 이에 적극적으로 연대에 나서며 주주행동 본격화를 예고하고 있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부광약품은 지난달 28일 1000억원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현재 발행주식의 44.1%에 달하는 3021만주를 새로 발행하는 구조다.
부광약품은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한 자금을 2030년 '톱 20' 제약사로의 도약을 목표로 안정적인 의약품 공급 체계 구축과 R&D 역량 강화에 활용하겠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구체적으로 공장시설투자에 495억원, 제조처 취득에 350억원, R&D에 300억원 순으로 집행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이같은 부광약품의 계획에도 소액주주들은 이번 유상증자의 목적이 회사의 역량 강화가 아니라 부광약품의 최대주주인 OCI홀딩스의 지주사 요건을 충족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주장하며 강하게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최대주주의 지분율 확대가 주목적이라는 것이다.
OCI홀딩스는 지난 2022년 3월 부광약품 지분 10.9%를 확보해 최대주주 자리에 올랐고, 이후 2023년 9월 지주사로 전환했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지주사는 상장 자회사의 30% 지분을 보유해야 한다. OCI홀딩스는 2024년 12월 말 기준으로 부광약품 주식 11.32%를 가진 데 그친다. 공정거래법상 2년의 유예기간이 끝나는 오는 9월까지 OCI홀딩스는 부광약품 지분을 높여야 하는 상황이다.
더군다나 OCI홀딩스가 2·3대 주주의 신주인수권을 매입해 지분율을 확대할 수 있다는 내용이 이번 유상증자에 포함되면서 소액주주의 불만을 부추기고 있는 모양새다.
OCI홀딩스는 기존 배정분에 더해 부광약품 2·3대 주주인 김동연 전 부광약품 회장(지분율 10.3%)과 정창수 전 부회장(8.84%)의 신주인수권증서를 매입해 최대한도인 120%까지 청약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이를 통해 OCI홀딩스는 부광약품의 지분을 기존 11.31%에서 16.81%까지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반적으로 유상증자를 실시하게 되면 신주 발행으로 인한 희석 효과로 최대주주 지분율이 낮아지는 반면 OCI홀딩스의 지분율이 되려 높아진다.
또한 일부 소액주주들은 OCI홀딩스와 부광약품이 지분 확보를 위해 제3자 배정 방식이 아닌 주주배정 방식 유상증자를 택한 점에도 불만을 표하고 있다. 제3자 배정 유상증자는 호재로 여겨지지만, 주주배정 증자는 악재로 여겨지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부광약품 주가는 유상증자 단행을 밝히기 전인 지난달 말 4500원대에서 이달 7일 3500원까지 내리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이에 소액주주들은 부광약품의 포탈 종목 토론실 게시판 등에 '유상증자 당장 철회해라', 'OCI홀딩스 지분율 높이려는 것 아니냐', '금감원에 민원 넣어야겠다' 등의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실제 소액주주들은 금감원과 국민 신문고 등에 민원을 제기한 내용을 공유하고, 목소리를 높이기 위해 주주연대 대표를 선출하고자 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또한 소액주주 플랫폼 액트에 결집해 본격적인 주주행동에 나설 것을 예고하고 있다. 이달 29일 기준 액트에는 부광약품의 소액주주 648명이 모인 상태로, 지분율은 2.20%가 모였다.
한편, 업계에서는 OCI홀딩스가 부광약품의 유상증자를 진행해 주가 하락을 유도했다는 의혹도 나온다. 이번 유상증자로 OCI홀딩스는 하락한 주가에 20% 할인율을 적용한 가격에 지분을 늘릴 수 있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