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2일에 100만원”…여행객들, 다시 제주로 발길 돌린 까닭은?세계일보 기사제공: 2025-05-02 06:23:43

황금연휴 맞아 제주행 항공편 ‘매진’…국내 여행 수요 반등 조짐
전문가 “연휴라는 특수한 환경 작용…환율 부담 커진 것도 이유”

5월 초 황금연휴를 맞아 제주도로 향하는 여행객이 급증하면서 주요 항공편이 매진되는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징검다리 연휴라는 점에서 해외 대신 간단한 국내 여행을 택한 이들이 많아진 영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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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경우 2일부터 3일까지 서울발 제주행 항공편이 모두 매진됐다.
4일 출발 항공편도 대부분 좌석이 소진됐으며, 남은 일부 좌석은 편도 요금이 10만원대를 넘어 평소보다 2배 이상 비싼 수준으로 형성돼 있다.

아시아나항공 등 다른 주요 항공사도 상황은 비슷하다.
항공권 예매 플랫폼에서는 해당 기간 제주행 항공권 검색조차 어려운 상태다.
사실상 연휴 기간 모든 항공사에서 제주행 항공편이 동난 셈이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이번 연휴 기간 전국 14개 공항에 약 140만명의 이용객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며, 이 가운데 105만명 이상이 국내선 이용객일 것으로 보인다.
항공편 수만 해도 8043편에 달할 전망이다.
특히 김해공항과 제주공항은 2일에 여행객들로 가장 붐빌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선 여객수는 코로나19 이후 급증했다가 최근 들어 감소세를 보여왔다.
제주를 포함한 국내선 여객 수는 2022년 3632만여 명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지난해에는 3113만여 명으로 약 14.3% 줄었다.

이는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막히면서 일시적으로 국내 수요가 증가했지만, 이후 제주 등 주요 관광지의 물가 상승과 바가지요금 논란으로 인해 다시 수요가 줄어든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로 제주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내국인 개별여행객 1인당 총지출 비용은 66만6809원으로, 2019년(46만3531원) 대비 43.8% 증가했다.
물가 상승에 대한 체감이 크다는 방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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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연휴에는 장기화된 경기 침체 속에서 해외보다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한 국내 여행을 선택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일본 엔화 환율이 1000원대까지 오르며, 일본행 여행 수요가 다시 일부 국내로 회귀하는 현상도 나타났다.
엔저(低) 현상이 줄어들며 해외여행의 메리트가 감소한 것이다.

이에 따라 제주도 등 국내 주요 관광지에서는 관광 수요 회복을 위해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다.
제주도는 지난달 23일 ‘가성비 높은 제주관광 만들기’를 목표로 민관 협의체를 출범시키고, 음식 가격 사전 조율, 바가지요금 신고센터 운영 등 대책을 추진 중이다.
또 올 하반기부터는 ‘제주 관광증’을 도입해 제주를 반복 방문하는 여행객에게 혜택을 제공할 계획이다.

한 관광업계 전문가는 “이번 황금연휴 제주행 항공편 매진은 국내 여행 수요가 다시 반등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고물가와 바가지요금 논란으로 한동안 침체됐던 제주 관광이 다시 주목받는 데에는 해외여행에 따른 비용 부담, 연휴라는 특수한 환경이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일본 엔화 강세로 인해 환율 부담이 커지면서, 해외보다 가까운 국내 여행지를 선호하는 현상이 뚜렷해졌다”며 “이러한 반등세를 지속하기 위해선 지역 물가 안정과 소비자 신뢰 회복이 필수이며, 이를 위한 지방자치단체와 민간의 협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