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조선 공급 과잉·통상 불확실성에 운임 하락
SCFI 1분기 46% 급락
2027년까지 물량 대기로 추가 하락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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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이낸셜타임스(TF)는 지난달 28일 미국 정부가 145% 관세를 부과한 이후 중국발 미국행 컨테이너 예약 물량은 전년 동기 대비 45%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HMM |
[더팩트ㅣ황지향 기자] 미국의 입항수수료 부과와 신조선 공급 과잉 우려가 겹치면서 글로벌 해운시장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해상운임 하락세가 가팔라지는 가운데 국내 최대 선사 HMM은 수익성 방어와 신규 항로 개척 등에 고심하는 모양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달 17일 중국산 선박 및 비미국산 자동차운반선을 대상으로 입항수수료를 부과하기로 했다. 수수료는 유예기간을 거쳐 오는 10월 14일부터 부과될 예정이다. 중국 기업이 소유하거나 운영하는 선박에는 톤당 50달러의 입항 수수료가 부과되며, 단계적으로 인상돼 2028년에는 톤당 140달러에 달한다. 중국에서 건조됐지만 제3국에 소속된 선박 역시 톤당 18달러의 수수료를 내야 하며, 2028년까지 톤당 33달러로 올라간다.
이를 두고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입항수수료 부과와 미·중 통상 갈등은 해운수요 자체를 위축시킬 수 있다"며 "선복량 과잉과 겹치며 중장기 구조적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컨테이너선은 직접적인 타격이 예상되는 대표 선종이다. 2027년까지 대량 인도가 예정된 가운데 실제 1분기만 해도 중국산 중심의 신조 컨테이너선이 대거 투입되며 운임 하락세가 가속됐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1월 초 2505.17에서 4월 셋째 주 1347.84로 46% 급락했다. 보고서는 "2023년부터 시작된 컨테이너선의 대량 인도 추세가 최소한 2027년까지 이어져 운임이 지속적으로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1분기 해운지표를 보면 하락은 전방위적이다. 발틱운임지수(BDI)는 전년 동기 대비 38.7% 하락했고, 초대형 유조선(VLCC)의 정기용선료는 1일당 3만9519달러로 6.5% 줄었다. MR탱커는 15.5%, LNG선은 54.7% 하락하며 하강폭이 더 컸다. 특히 LNG선은 1일 평균 2만5231달러로, 전분기 대비 40.3% 감소하며 2020년대 들어 최저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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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동차운반선의 경우 미국산 선박을 제외한 대부분의 글로벌 선박이 수수료 부과 대상에 포함돼 CEU(승용차 환산단위)당 150달러의 수수료가 부과될 예정이다. /더팩트 DB |
공급 측면에서는 2027년까지 신조 컨테이너선 공급이 이어질 것으로 보여 미국이 막은 중국산 선박들이 아시아·남미·유럽 노선으로 재배치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는 해당 노선 운임 하락을 유발할 수 있다. 한국해양진흥공사(해진공)는'미국 무역대표부(USTR) 입항수수료 부과 조치에 따른 해운업 영향 분석 특집 보고서'를 통해 "단기적인 운임 반등보다는 구조적 하락 가능성을 더 유의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자동차운반선의 경우 미국산 선박을 제외한 대부분의 글로벌 선박이 수수료 부과 대상에 포함돼 CEU(승용차 환산단위)당 150달러의 수수료가 부과될 예정이다. 해진공은 "수수료 자체는 소비자가격에 전가 가능하지만, 중국산 선박 기피 현상이 확산되면 향후 공급 구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봤다.
HMM은 전체 선박 중 중국산 선박 비중이 낮아 미국의 입항수수료 부과 조치에 따른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컨테이너선 중심 포트폴리오상 미주 항로 수요 감소의 간접 충격은 피할 수 없다. 파이낸셜타임스(TF)는 지난달 28일 미국 정부가 145% 관세를 부과한 이후 중국발 미국행 컨테이너 예약 물량은 전년 동기 대비 45%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이처럼 수요 둔화와 공급 과잉이 동시에 진행되는 구조적 위기 속에서 HMM은 신규 노선 개척과 원가 절감에 집중하고 있다. HMM 관계자는 "최근 미·중 통상 갈등과 관세 변수 등으로 기존 노선의 수요 불확실성이 커짐에 따라 대서양과 인도, 남미 등 신규 항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망 자체가 무의미해질 정도로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지만,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상시적인 시장 분석과 전략 수립을 이어가고 있다"며 "큰 흐름을 바꾸긴 어렵더라도 불황기엔 방어를, 호황기엔 기회를 최대한 살릴 수 있도록 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hyang@tf.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