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양측 '정조준'…영풍·MBK, 항고 심문기일 지정신청서 제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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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노총금속노련 고려아연노동조합원들과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조원들이 지난달 28일 오전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 호텔 앞에서 제51기 고려아연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MBK를 규탄하는 시위를 진행했다. /남윤호 기자 |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영풍·MBK 파트너스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양측을 향해 쏜 화살이 사법리스크로 되돌아왔다. 사법리스크가 부각되면 '상처뿐인 영광'이라는 지적이 나온 상황에서, '출구'도 찾기 어려워 보인다는 의견이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영풍·MBK 연합은 지난달 30일 서울중앙지법 민사25-3부에 심문기일 지정신청서를 제출했다. 재판부는 지난달 2일 영풍이 고려아연을 상대로 낸 의결권행사허용 가처분 즉시항고 사건을 심리하고 있다.
영풍·MBK 연합과 최 회장 측 경영권 분쟁은 지난 3월 고려아연 정기주총에서 영풍 의결권을 제한하고 이사 수 상한 안건 등을 통과시킨 최 회장 측이 승기를 잡은 상황이다. 다만 강성두 영풍 사장과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 등 3명이 이사회에 진입하게 됐다.
영풍·MBK 연합은 3월 정기주총 전 의결권행사허용 가처분 신청을 냈으나 법원 기각 결정이 나오면서 스텝이 꼬인 상태다. 법원은 최 회장 측이 영풍 의결권을 제한한 것은 위법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후 영풍·MBK 연합은 가처분 결과에 불복해 항고장을 냈다.
재판부는 이날까지 심문기일을 잡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영풍·MBK 입장에서는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하면서 부담이 커졌고 심문기일을 지정해달라는 신청서를 낸 것으로 보인다. 항고 사건에서 의결권 제한 위법성을 부각해 판을 뒤집으려는 생각이다.
다만 최 회장 측이 영풍·MBK 연합에 반격 카드로 꺼내든 회계장부 등 열람·등사도 법적 판단이 남은 상태다. 최 회장 가족회사 KZ정밀(구 영풍정밀)은 영풍과 MBK 파트너스가 지난해 9월 경영협력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배임 여부를 따져야 한다며 가처분 신청을 냈다.
KZ정밀은 영풍·MBK연합 경영협력계약이 밀실 공모로 이뤄졌으며 영풍은 손해를 입는 반면 MBK는 이득을 취하게 되는 등 중대한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영풍 자산 중 상당 부분인 고려아연 지분을 처분하면서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법원은 3월 28일 일부 인용 결정을 했다. KZ정밀이 한국기업투자홀딩스(MBK 특수목적법인)가 영풍을 상대로 보유한 콜옵션 및 영풍이 한국기업투자홀딩스를 상대로 보유한 풋옵션·우선매수권 공정가치에 관한 외부 전문기관 평가보고서 등 서류를 열람·등사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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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풍·MBK 연합은 지난달 30일 서울중앙지법 민사25-3부에 심문기일 지정신청서를 제출했다. /서예원 기자 |
KZ정밀은 경영협력계약 계약서와 영풍 및 NH투자증권 사이 대출계약에 기해 체결된 예금근질권설정계약, 주식근질권설정계약, 증권계좌근질권설정계약, 기타 담보설정계약에 관한 계약서 등도 열람·등사하도록 해달라는 항고장을 지난달 8일 법원에 냈다.
KZ정밀은 영풍·MBK 연합 경영협력계약 관련 서류를 확보해 배임 여부를 따지며 위법성을 부각하려는 전략이다. KZ정밀은 지난해 9월 경영권 분쟁이 불거진 뒤 영풍 장형진 고문과 사외이사 3인, MBK 파트너스와 김광일 MBK 부회장 등을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한 바 있다.
영풍·MBK 연합과 최 회장 측은 분쟁 과정 행보가 수사 대상으로 부각되면서 양측 모두 사법리스크를 떠안게 된 모양새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수부(안창주 부장검사)는 영풍·MBK 연합과 최 회장 측 모두 수사하고 있다.
영풍·MBK 연합은 최 회장 측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며 미공개 정보를 이용하고 부정거래를 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지난달 24일 서울 강남구 영풍 본사와 종로구 MBK 파트너스 본사, 경영진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했다. 영풍 관계자는 "고려아연 유증 관련해 참고인 증거 확보 차원"이라고 주장했다.
최 회장 측은 지난해 자사주 공개매수가 끝나기 전 유상증자를 계획했는데도 제대로 공시하지 않은 의혹을 받는다. 금융감독원은 영풍·MBK 연합 진정을 받은 뒤 사건을 검찰에 이첩했다. 검찰은 지난달 23일 고려아연과 주관사 미래에셋, KB증권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MBK 파트너스는 대주주로 있는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해서도 사법리스크가 짙어진 상황이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이승학 부장검사)는 지난달 28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혐의 등으로 서울 종로구 MBK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MBK 파트너스가 홈플러스에 신용 등급 하락을 예상하고도 대규모 단기 채권을 발행했는지 따지고 있다. 금감원은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해 검찰에 사건을 이첩한 바 있다. 신영증권과 하나증권, 유진투자증권, 현대차증권 등도 홈플러스 등을 검찰에 고소했다.
한편 최 회장 측이 지난해 핵심광물 안티모니 기술·적철석 제조 기술 등 2건 제련 기술을 국가핵심기술로 지정해달라고 산업통상자원부에 요청했다. 산업부는 조만간 절차를 마무리하고 지정 여부를 공고할 것으로 알려졌다.
bell@tf.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