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토크<하>] 트럼프 장남·국내 기업인 '릴레이 면담'…대미 소통 물꼬 튼 정용진더팩트 기사제공: 2025-05-04 00:06:0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가 지난달 29일 서울 강서구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입국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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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정리=이한림 기자]

◆ 트럼프 주니어, 1박 2일 머물며 한국 기업인들과 회동

-다음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의 방한 일정에 관한 이야깁니다. 지난달 29일 입국해 1박 2일 동안 머물면서 한국 주요 기업인들을 만났다고요?

-맞습니다. 트럼프 주니어는 서울 강남구 조선 팰리스 호텔에서 릴레이 면담을 가졌는데요. 면담이 보안 구역에서 이뤄진 탓에 현장에서 어떤 기업인이 트럼프 주니어와 만났는지 명확히 파악되진 않았습니다. 면담 이후 이재현 CJ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 등 재계 총수부터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부사장) 등 젊은 오너가 기업인까지 두루 만난 것으로 확인됐는데요. 특히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 등 한화그룹에서는 오너 3형제가 모두 참석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4대 그룹 총수와 만나진 않았나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은 면담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해외 출장 등 별도 일정 탓에 만남이 불발된 것으로 보입니다.

-트럼프 주니어와 기업인들이 어떤 대화를 나눴을까요?

-구체적인 내용은 알 수 없지만, 네트워크를 강화할 목적이었던 만큼 다소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대화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공통적으로 양국 경제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기업인들의 경우 미국 내 사업과 투자 추진 현황 등을 적극 설명했을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트럼프 주니어와 이해진 의장의 면담 후 네이버 관계자는 "인공지능(AI)과 테크, 글로벌 진출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상호 협력에 대한 긍정적인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습니다.

-관세 이슈도 언급됐을까요?

-이번 만남은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 관세 정책으로 기업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시점에 이뤄져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실제로 관세와 관련한 이야기가 오갔을지 알 순 없지만, 한미가 향후 경제 협력을 이어 나가는 데 있어 관세 부과가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전달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죠. 분명한 것은 민감한 시기에 트럼프 행정부의 막후 실세로 평가받는 인물을 만나 한미 간 소통의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릴레이 회동을 주선했다면서요?

-그는 트럼프 주니어와 '호형호제'할 정도로 각별한 사이로 알려졌습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정 회장은 복음주의 보수 기독교 기반의 트럼프 일가와 같은 '종교적 철학 지향점' 아래 한미 양국에서 깊은 우정을 이어온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정 회장은 트럼프 정부와의 소통을 위한 가교 역할을 해달라는 재계의 요청에 따라 트럼프 주니어를 초청해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한국 기업인들과 잇따라 만난 트럼프 주니어는 정 회장과의 만찬 후 지난달 30일 밤 늦게 미국으로 출국했습니다.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오른쪽부터)과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이 지난달 30일 오전 트럼프 주니어와 면담을 마친 후 서울 강남구 조선 팰리스 호텔 내 스타벅스 매장에서 커피를 주문하고 있다. /이성락 기자

◆ 한화家 3남 김동선 진두지휘 ‘아워홈 인수전’ 변수에 변수

-다음은 아워홈 인수를 추진 중인 한화 이야기입니다. 지난달 29일 예정이었던 아워홈 지분 인수 일정이 미뤄졌다는 소식인데요. 앞서 트럼프 주니어를 만난 김동선 부사장이 다시 언급되는군요.

-그렇습니다. 한화그룹 3남 김동선 부사장이 진두지휘하고 있는 아워홈 인수전에 변수들이 계속 발생하고 있습니다. 특히 아워홈 지분 약 40%를 보유한 구지은 전 아워홈 부회장과 자매 구명진 씨가 여전히 매각 반대 입장인 상황에서 딜 클로징까지 미뤄져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어떤 절차에 문제가 생긴 건가요?

-아워홈이 급식 사업을 하고 있는 베트남에서 기업 결합 승인 절차가 지연돼 당초 지난달 29일로 예정됐던 주식 매매 마무리 일정이 약 2~4주 정도 밀렸습니다. 현재 베트남 정부의 최종 승인은 난 상태지만 관련 후속 절차들이 아직 진행 중입니다.

-한화 측은 이에 대해 어떻게 설명하고 있나요?

-인수 주체인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측은 "예상보다 절차가 지연됐을 뿐 이달 안에 계약을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는데요. 일정 지연은 일시적인 것이고 전체 인수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앞서 지난 2월 구본성 전 부회장(38.56%)과 구미현 회장(19.28%)이 보유한 지분 총 58.6%를 8695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달 안에 1차로 50.6%를 확보한 뒤 남은 8%는 추후 인수할 계획입니다.

-한화가 이달 아워홈 지분 50.6%를 확보하게 되면 경영권을 갖는데는 문제가 없는거죠?

-그렇습니다. 다만 아워홈 지분의 40.27%를 갖고 있는 구지은 전 부회장(20.67%)과 구명진 씨(19.6%)는 리스크일 수 밖에 없는데요. '우선매수청구권'을 갖고 있는 이들은 아워홈 지분 매각을 강하게 반대하고 있습니다.

-구지은, 구명진씨의 매각 반대가 이번 딜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나요?

-구지은·구명진 자매는 우선매수청구권을 근거로 매각 저지를 시도할 수 있습니다. 우선매수청구권은 다른 주주가 보유 지분을 외부에 팔려고 할 경우 같은 조건으로 먼저 지분을 살 수 있는 권리인데요. 다만 이 권한을 행사할면 수천억원에 달하는 자금 확보가 필요합니다.

-구지은 측이 실제로 자금 확보 등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나요?

-구지은 전 부회장은 SNS 등을 통해 이번 매각에 대한 불만을 수시로 드러냈지만 공식적인 법적 대응이나 투자자 확보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실질적인 인수 저지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그렇군요. 그런데 한화가 최종적으로 아워홈을 인수하더라도 이후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던데요?

-네, 아워홈은 최근 용인 사업장에서 발생한 중대재해 사고로 인해 경찰과 고용노동부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또한 한화로의 인수 후 LG계열 고객사의 이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영업 안정성 확보도 중요한 과제가 됐습니다.

-최종 인수까지 앞으로 어떤 점을 지켜봐야 하나요?

-베트남 기업결합 승인 이후 후속 절차 마무리와 함께 구지은·구명진 측의 대응 여부, 산업재해 수사 결과, 고객사 이탈 가능성 등 여러 변수가 남아 있는 상황입니다. 딜 클로징까지 약 한 달, 긴장을 놓기 어려운 국면입니다.

2kuns@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