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비자금에 개인 비위 의혹도…노소영 관장 향한 연이은 고발더팩트 기사제공: 2025-05-07 11:48:02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등 고 노태우 전 대통령 일가가 시민단체로부터 비자금 은닉에 이어 소송 사기와 횡령·배임 혐의로 고발을 당했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비자금 은닉에 이어 개인 비위 문제까지,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을 둘러싼 의혹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이에 따른 시민단체의 제보성 고발도 잇따르고 있는 상황이다.

시민단체 군사정권범죄수익국고환수추진위원회(환수위)는 노 관장 등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 일가를 검찰에 고발한다고 7일 밝혔다. 사기와 횡령·배임 등을 저지른 정황이 확인됐다며 해당 의혹과 관련해 수사를 촉구한 것이다.

이미 노 관장 등 노 전 대통령 일가는 검찰 수사 대상에 올라 있다. 노 관장이 지난해 최태원 SK그룹 회장과의 이혼 소송 항소심에서 '300억 메모'를 증거 자료로 제출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자금 은닉 의혹이 불거졌고, 이를 문제 삼은 5·18기념재단 등 시민단체가 조세범 처벌법·범죄 수익 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노 전 대통령 일가를 고발했기 때문이다. 은닉 자금의 행방이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은 가운데, 검찰은 최근 노 전 대통령 일가 등의 금융 계좌 자료를 확보해 자금 흐름을 살펴본 것으로 알려졌다.

환수위 관계자는 "검찰이 비자금 문제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노 관장은 비자금 은닉 외 많은 범죄를 저질렀다"며 "이번 검찰 고발은 비자금뿐만 아니라 다른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해야 한다는 점을 알리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노 관장이 '선경 300억'이라고 적힌 어머니 김옥숙 여사의 메모를 공개한 것은 패색이 짙었던 이혼 소송을 뒤집기 위함이었다. 노 관장은 메모를 제시하며 '이 돈이 기업 성장의 종잣돈이 됐기에 노 관장의 기여가 있다고 봐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고, 재산분할금 1조3808억원 지급 판결을 이끌어냈다.

환수위는 이번 검찰 추가 고발을 통해 '300억 메모'의 존재 자체가 소송 사기 범죄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그간 노 전 대통령 일가가 '숨겨둔 다른 비자금은 없으며 추징금도 완납했다'고 주장했는데, 이후 '300억 메모'를 법원에 제출한 것은 사실상 비자금이 있다고 인정한 행위라는 것이다.

환수위는 아트센터 나비를 통한 노소영 관장의 횡령·배임 의혹을 제기했다. /더팩트 DB

환수위는 "'숨겨둔 비자금이 없다'는 말 또는 김 여사의 '300억 메모'에 적힌 내용, 둘 중 하나는 거짓이라고 볼 수 있다"며 "최근 비자금 의혹이 다시 불거지자 노 전 대통령 일가는 '과거 검찰 수사에서 드러난 것 외 다른 비자금은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러한 입장 표명은 이혼 소송 항소심 재판 이후에도 유지됐다. 그렇다면 항소심 재판부에 제출한 '300억 메모'가 허위 증거라는 것이다. 이는 명백한 소송 사기"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환수위는 노 관장의 개인 비위 문제도 조사해야 한다고 고발장에 적었다. 노 관장이 이끄는 아트센터 나비와 관련한 횡령·배임 혐의 내용으로, 앞서 환수위는 지난해 말 공익 제보형 사이트 '갑질로닷컴'을 열어 노 관장과 아트센터 나비에 대한 범죄 행위 제보 내용을 취합해 왔다.

환수위는 "노 관장의 전직 비서가 노 관장의 개인 자금 등 26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비서는 문자 한 통으로 거액의 상여금을 입금하는 수법을 썼으나, 노 관장을 포함한 나비 관계자 누구도 그것을 알지 못했다"며 "나비는 노 관장이 전적으로 총괄·운영하는 구조다. 나비의 부실한 자금 운영 내용을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나비가 공익법인의 윤리와 절차를 무시하고 상여금을 지급한 과정도 석연치 않다. 2022년 나비는 직원 16명에게 인건비 약 10억원을 지급했는데, 관장 1인의 보너스만으로 전체 인건비의 절반을 썼다"며 "노 관장이 5억원을 성과금으로 받기에는 객관적 실적이 부족했으며 상여금 지급을 논하는 이사회가 어떤 식으로 이뤄졌는지도 의문"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환수위는 동정론 확산을 우려하며 이혼 소송 등 노 관장의 개인사와 범죄 행위를 구분해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체는 "노 관장은 가정을 빼앗긴 피해자임을 호소하고 있지만, 그에 앞서 국민을 기만하고 공공자산을 빼돌려 개인 재산을 불려 온 인물"이라며 "가정사는 개인 문제일 뿐 국민이 동참해야 할 사안이 아니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 일가의 거짓말을 밝히고 단죄하는 것은 국민적 해결 과제"라고 주장했다.

rocky@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