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손해보험(롯데손보)이 5년 전 발행한 9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조기 상환권(콜옵션) 행사를 늦춘다.
콜옵션 행사를 위해 갖춰야 할 지급여력비율(킥스·K-ICS) 요건을 맞추지 못하면서다.
일정 변동에 따라 투자 심리가 얼어붙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지만, 당국은 시장에 끼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롯데손보는 다음날(8일)로 예정됐던 9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롯데손해보험 8(후)' 콜옵션 행사를 오는 12일로 늦추기로 했다.
콜옵션 행사 기일 하루 전날인 이날 일정을 바꿨다.
롯데손보가 콜옵션 행사를 긴급 연기한 것은 건전성 요건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 롯데손보의 지급여력비율(킥스·K-ICS)은 154.59%로, 후순위채 콜옵션을 행사하면 지급여력비율이 150% 밑으로 떨어진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지급여력비율이 150%를 넘지 않으면 조기상환을 하지 못한다는 법령상 요건이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손보는 "오는 12일까지 후순위채 조기 상환을 재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롯데손보는 법령상 요건을 어긴데 따른 제재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
시장에서는 후순위채 콜옵션 행사를 관례로 여기는데, 롯데손보가 콜옵션을 행사하지 못하면 투자 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당국은 자금 시장에 미칠 영향은 미미하다고 보고 있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일단 시장 상황이 당시와 다르고, 롯데손보의 건전성 문제는 이미 시장 참가자들이 알고 있던 이슈"라며 "흥국생명은 외화 발행 채권이어서 글로벌 시장에서 문제가 됐지만, 롯데손보 후순위채는 국내 원화로 발행된 것이어서 시장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오지은 기자 j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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