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0년대 한국 경제의 잠재성장률은 0% 내외로 전망된다는 국책연구원의 분석이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고령화가 급속하게 진행되면서 2040년 후반에는 역성장까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8일 KDI는 이런 내용의 ‘잠재성장률 전망과 정책적 시사점’ 현안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김규철 KDI 동향 총괄은 “올해 잠재성장률은 1% 후반으로 전망됐고 2030년에는 1% 초반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잠재성장률은 향후에도 하락세를 지속해 특히, 2040년대 가면 0% 내외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KDI는 이런 구조적 성장 둔화의 핵심 요인으로 생산연령인구의 감에 따른 총요소생산성 둔화를 지목했다.
김 총괄은 “2030년 전후에는 노동 투입 기여도가 마이너스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노동 투입의 경제 기여도가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자본 투입 증가세도 둔화하면서 전반적인 성장 기반이 약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KDI는 향후 총요소생산성 증가율을 기준으로 세 가지 시나리오를 전망했다.
총요소생산성 증가율이 최근 10년(2015~2024년) 평균인 0.6%에 수렴하는 것으로 전제한 기준시나리오, 인공지능(AI)기술 발전과 구조개혁으로 0.9%로 반등한 낙관 시나리오, 통상 갈등이 지속되고 경제구조개혁이 지체되면서 0.3%로 내려앉았다고 가정한 비관 시나리오다.
분석 결과 기준시나리오에서는 2030년 1%대 초반, 2040년대 후반에는 소폭의 마이너스 성장까지 예상됐다.
2025~2030년 1.5%, 2031~2040년 0.7%, 2041~2050년 0.1%를 예상했다.
경제 구조개혁이 지체될 것으로 예상한 비관 시나리오에서는 역성장 시점이 2040년대 초반으로 앞당겨질 것으로 봤다.
다만 낙관적 기술 발전을 전제한 시나리오에서는 2050년에도 소폭의 성장이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2025~2030년에 1.7% 성장한 뒤 2031~2040년까지도 1.1% 성장, 2041~2050년에도 0.5% 성장을 전망했다.
물가와 환율을 2024년 수준으로 고정할 경우 1인당 GDP 역시 낙관 시나리오에서는 5만 3000달러, 기준 시나리오에서는 4만 8000달러, 비관 시나리오에서는 4만 4000달러 내외로 각각 전망됐다.
KDI는 “모든 시나리오에서 잠재성장률과 1인당 GDP 증가율이 모두 하락하겠으나 총요소생산성 증가세에 따라 성장률에 작지 않은 격차가 발생할 것”이라며 “경제 구조개혁을 통한 총요소생산성 개선에 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렇기 때문에 진입장벽 완화를 통해 생산성이 높은 혁신 기업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고, 경쟁을 제한하는 규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또 연공서열형의 임금체계와 정규직 과보호 규제 등을 완화해 인적자원을 효율적으로 재배분할 수 있도록 하고, 여성·고령층·외국인 노동력 활용을 통해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노동력 감소를 완화해야 한다고 봤다.
이와 함께 재정 정책 운용에 대한 경고도 함께 내놨다 잠재성장률 하락은 실질 중립 금리를 끌어내려 통화정책 여력을 제약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고물가뿐만 아니라 저물가 위험에도 균형 있게 대응하는 정책 체계 재정비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KDI는 재정에 대해서도 “반복적 경기부양으로 재정적자 기조가 만성화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세종=이은주 기자 golde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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