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제 간담회' 기업인 총출동…"기존 방법으론 성장 못 해" 한목소리더팩트 기사제공: 2025-05-08 13:24:02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왼쪽)이 8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게 경제 정책을 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더팩트ㅣ중구=이성락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향해 경제계 목소리를 전달하는 간담회가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회장을 비롯한 경제단체장들과 삼성·SK·현대차·LG·롯데 등 주요 기업인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됐다. 기업인들은 이 후보에게 "기존 방식으로는 성장할 수 없다. 제21대 대통령에 당선이 된다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키워달라"고 요청했고, 이 후보는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대한상의와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 한국무역협회(무협), 한국중견기업연합회(중견련) 등 경제5단체는 8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 국제회의장에서 이 후보를 초청해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번 간담회는 대선 후보의 정책 비전을 청취하고, 국내외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경제계의 목소리를 대선 후보에게 직접 전달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행사에는 최 회장, 손경식 경총 회장, 류진 한경협 회장, 윤진식 무협 회장, 최진식 중견련 회장 등 경제5단체장이 참여했다. 전국상의 회장과 주요 기업인 등 총 300여명이 자리해 각계 의견을 전달했다.

간담회는 각 단체장이 이 후보에게 직접 정책 제언을 하고, 이 후보가 답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먼저 마이크를 잡은 최 회장은 "어떻게 해야 대한민국이 성장할 수 있을까"라는 물음을 던지며 "지금 성장 동력이 상당히 떨어져 있다. 이전에 하던 방식대로 그대로 하면 성장할 방법이 없다. 이 후보께서 추후 당선된다면 새로운 성장 방법을 써달라"고 요청했다.

최 회장은 대한상의 내부 의견을 모아 △경제 연대 모색 △내수 진작 △소프트머니 창출 등 3가지 방법론을 제시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등 기업인들이 간담회 참석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이성락 기자

그는 "최근 미중 갈등 등 다른 나라가 룰을 만들면 룰을 테이커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는 기업들을 굉장히 괴롭게 만들고 있다. 기존에는 경제계가 독립적인 형태로 운영됐다면, 이러한 상황을 완화하기 위해 경제 연대가 필요하다"며 "특히 일본과 경제 연대를 모색하는 게 필요하다. 유럽연합(EU)과 같은 경제 공동체로 일본과 함께 성장을 추진하고, 저출산 등 문제 해결을 위한 비용을 공유한다면 더 큰 성장을 이뤄내는 동시에 저비용 국가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내수 진작을 위해 산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고급 두뇌를 유치하고, 이들이 많은 월급을 통해 소비할 수 있게 해야 한다"며 "K컬처가 전 세계에서 트렌드를 만들고 있지만, 아직 산업화가 되지 않고 있다. 성장 동력을 만들기 위해 이를 산업화할 방법도 고민해달라"고 당부했다.

류 회장은 현재 경제 위기의 핵심으로 △성장 동력 부재 △주력 산업 노후화 등을 꼽았다. 마찬가지로 이 후보에게는 "새로운 성장 동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류 회장은 "최우선 과제는 새로운 성장 동력 창출이다. AI와 모빌리티, 미래형 선박, 스마트팜 등 신사업 육성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이러한 신사업을 육성할 때 투자 리스크가 커 기업들의 자체 힘만으로는 힘들다. 기업들이 신사업을 육성할 수 있도록 인프라·세제 지원, 규제 개혁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손 회장은 법정 정년 연장과 주 4.5일제를 언급하며 "일률적 정년 연장보단 퇴직 후 재고용 등 유연한 방식을 고려해달라. 주 4.5일제 법정 근로 시간 단축 문제는 노사 모두의 선택권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생각해달라"고 건의했다.

최진식 중견련 회장(왼쪽부터), 윤진식 무협 회장,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손경식 경총 회장, 류진 한경협 회장이 정책 제언집을 들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이밖에 윤 회장은 "국익과 실리를 기반으로 한 능동적이고 유연한 통상 전략과 중소 수출 기업의 역량 강화를 위한 실효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최진식 회장은 "한국 경제가 성장하려면 혁신이 필요한데, 가장 먼저 인적 혁신이 필요하다"며 "문과는 법학, 이과는 의과대만을 꿈으로 삼는다면 대한민국 경제의 미래는 없다. 부가가치를 만드는 플레이어들이 많아지도록 대한민국 교육 문제를 들여봐 달라"고 당부했다.

경제단체장들의 의견을 들은 이 후보는 "최 회장 등 경제단체장들의 생각과 제 생각이 똑같다"며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AI 중심 첨단 산업뿐만 아니라 재생 에너지 산업 등도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를 위해선 기업들도 중요하지만, 정부의 의지와 기획이 중요하다"며 "명확한 방향성을 갖고, 세부적·장기적으로 기획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후보는 "앞으로 우리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결국 민생을 살리는 일이고, 민생을 살리는 일의 핵심은 바로 경제를 살리는 일이다. 경제를 살리는 일의 중심은 바로 기업"이라며 "민간 영역의 전문성과 역량을 믿고, 정부 영역이 이를 충실히 뒷받침하는 그런 방식으로 가지 않으면 어려운 상황을 이겨내기 어려울 것이다. 특히 우리는 앞으로 추격자가 아니라 선도자의 길을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경제5단체는 이날 간담회에서 단체 회원 기업의 의견을 모아 공동으로 작성한 '제21대 대선, 미래 성장을 위한 국민과 기업의 제안' 제언집을 전달했다. 이 제언집에는 △AI 육성, 규제 혁신, 에너지 정책, 탄소 중립, 기업가 정신 등 성장을 추진할 동력 △신사업, 서비스 산업, 스케일업 등 새로운 산업의 이식 △통상, 해외 시장, 수출 지원 등 경제 영토 확장 △자본, 금융, 인력, 노동, 안전, 산업 재생 등 기본 토양 조성 및 활력 제고 등 4대 분야 14개 아젠다가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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