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환시 K-ICS 하락 등 자본건전성 저하 우려…금감원장 '심각한 우려' 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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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손해보험이 900억원대 콜옵션 상환을 단행해 지급여력비율(K-ICS) 등 재무건전성 지표 하락이 우려되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엄정 조치'를 예고했다. /롯데손해보험 |
[더팩트 | 김태환 기자] 롯데손해보험이 900억원대 콜옵션 상환을 결정하면서 감독당국인 금융감독원과 이견이 나타났다. 감독당국은 지급여력비율(K-ICS) 등 재무건전성 측면에서 조기상환요건이 미충족됐음에도 상환을 감행한다고 경고하지만, 롯데손보 측은 상환을 위한 충분한 자금 여력을 확보해 콜옵션 상환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8일 금감원 본원에서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하고 롯데손해보험의 콜옵션 행사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며 법규에 따라 필요사항을 엄정하게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롯데손보가 지급여력비율 저하로 조기상환요건을 미충족함에도 일방적으로 조기상환을 추진하는 것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며 "법규에 따라 필요사항을 엄정하게 조치하면서 막연한 불안심리 확산에 대비해 금융시장 안정에도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했다.
특히 그는 "롯데손보가 계약자 보호에 필요한 재무건전성을 갖추고 있는지 면밀히 평가하고 필요한 조치를 신속히 실시하겠다"며 행정조치를 예고했다.
앞서 7일 시장에서는 롯데손보가 2020년 5월 발행한 9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콜옵션 상환과 관련해 금융당국이 제동을 걸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롯데손보 측은 이와 관련해 '사실 무근'이라며, 콜옵션의 공식적인 상환 절차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롯데손보는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을 경우 투자자 보호와 금융시장 안정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를 감안, 콜옵션을 행사해 후순위채를 상환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롯데손보는 이번 상환은 회사의 고유자금인 일반계정 자금으로 이뤄지이 때문에 계약자 자산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으며, 계약자 보호에도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롯데손보 콜옵션 행사와 관련해 감독당국이 제동을 거는 것은 K-ICS비율 관리 때문이다. 롯데손보가 당장 콜옵션을 통해 자금 상환에 나서게 되면 당국이 정한 K-ICS 비율(150%) 요건을 채울 수 없게 될 수 있다. 롯데손보의 지난해 말 기준 K-ICS비율은 154.6%로, 콜옵션 상환시 약 13%의 K-ICS가 하락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렇게 되면 K-ICS비율은 140%대로, 금융당국의 권고 기준(150%)보다 내려가게 된다.
롯데손보는 올해 2월 신규 후순위채를 발행해 기존 채권 상환을 준비했으나, 발행 조건 강화 문제로 계획을 철회하기도 했다.
보험업계에서는 감독당국의 권고에도 롯데손보가 상환을 강행하는 이유에 대해 시장 신뢰 유지와 금리 안정화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콜옵션은 대부분 스텝업 구조이기 때문에, 미행사 시 기존 채권은 계속 높은 이자율을 적용받게 된다"면서 "결국 롯데손보 입장에서는 장기적으로 부담이 커지기에, 차라리 새로 조달해서 갚는 게 낫다고 판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롯데손보는 2019년 JKL파트너스에 인수된 후 상장 재추진을 고려하고 있는데, 단기적 수익 방어와 주가 방어가 중요하다"면서 "콜옵션 상환을 늦추면 신용도에 악영향이 가는데다, 향후 자금조달 등에 어려움을 겪을수 있기에 상환이 불가피한 선택일 수 있다"고 말했다.
kimthin@tf.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