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증시의 3대 지수가 8일(현지시간) 일제히 상승했다.
미국이 지난달 상호관세를 발표한 뒤 영국과 첫 무역 협정을 체결하면서, 추가 합의 기대감에 투자자들이 반색했다.
전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시장이 상반기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을 낮추면서 국채 금리는 급등세다.
이날 뉴욕 주식시장에서 블루칩 중심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다우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54.48포인트(0.62%) 오른 4만1368.45에 장을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32.66포인트(0.58%) 상승한 5663.94,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89.98포인트(1.07%) 뛴 1만7928.14에 거래를 마쳤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공개적으로 통화한 뒤 미·영 무역 합의 소식을 발표했다.
미국은 영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연간 10만대에 한해 기존 25%에서 10%로 낮추기로 했다.
영국산 철강·알루미늄에 한해선 종전 25%의 품목별 관세를 아예 철폐한다.
앞서 미국은 전 세계에서 수입되는 자동차와 철강·알루미늄에 각각 25%의 품목별 관세를 부과한 바 있다.
영국은 에탄올, 소고기, 농산물, 기계류 시장을 미국에 개방한다.
100억달러 규모의 보잉 항공기도 구매하기로 했다.
다만 미국은 영국에 대한 기본 상호관세 10%는 유지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상호관세를 발표하며 모든 나라에 기본 상호관세 10%, 나라별로 관세·비관세장벽을 감안한 국가별 상호관세를 추가로 부과했다.
다만 기본 관세 10%를 제외한 국가별 상호관세는 90일간 발효를 유예한 상태다.
현재 미국은 우리나라와 일본, 인도, 이스라엘 등과 무역 협상을 진행 중이다.
영국 외에 인도와도 원칙적인 합의 도출에 가까워진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영국에 대한 기본 관세 10%가 낮은 수준일 수 있다며 "일부 국가들은 막대한 무역 흑자를 보고 있어 (관세율이) 훨씬 높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또한 관세 전쟁에서 평행선을 달려 온 중국과도 오는 10일 스위스에서 첫 무역 협상에 나선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 협상팀이 "좋은 주말"을 보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 관세 전쟁이 진정될 수 있다는 낙관론이 번지며 매수세를 자극했다.
CFRA의 샘 스토벌 수석 투자 전략가는 "7월9일 상호관세 유예 기간 만료 전에 협상이 타결될 수 있다는 낙관론이 확산되고 있다"며 "초기 협상이 시작되면 행정부가 다른 무역 파트너와의 협정을 단기에 완료해야 한다는 압력이 완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조 바이든 전 행정부 시절 도입된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출 통제를 완화할 것이란 소식도 투심을 견인했다.
전날 투자자들은 이번 주 빅 이벤트였던 FOMC를 소화했다.
Fed는 예상대로 연방기금금리를 연 4.25~4.5%로 3연속 동결했다.
FOMC 정책결정문은 "경제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더 커졌다"며 "위원회는 (물가 안정, 완전 고용) 이중 책무의 양쪽 위험에 모두 주의를 기울이고 있고 실업률 상승과 인플레이션 위험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관세 정책 불확실성으로 인한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 우려를 확인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제롬 파월 Fed 의장도 FOMC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관세의 범위와 규모를 고려할 때 인플레이션과 실업률 상승 위험이 확실히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내 직감상 향후 경제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이 극도로 높아졌다.
(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약화되면서 미 국채 금리는 급등세다.
글로벌 채권 금리 벤치마크인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전일 대비 11bp(1bp=0.01%포인트) 뛴 4.39%,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전일 보다 10bp 상승한 3.89%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지난주 급증한 뒤 한 주 만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27일에서 이달 3일 기준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직전 주 수정치(24만1000건)보다 1만3000건 감소한 22만8000건을 기록했다.
시장 전망치(23만1000건)도 밑돌았다.
4월 말 뉴욕시 봄방학과 부활절을 맞아 단기 급증했던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이로써 한 주 만에 감소했다.
종목별로는 기술주가 상승했다.
테슬라는 3.11% 뛰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1.11%, 애플은 0.63% 올랐다.
엔비디아는 AI 반도체 수출통제 완화 소식에 0.26% 상승했다.
보잉은 영국의 항공기 구매 소식에 3.34% 급등했다.
뉴욕(미국)=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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