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사 마녀공장, 1900억원에 사모펀드 품으로
10년간 사모펀드 차입인수, 142건 중 13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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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IG파트너스가 자회사 VIG얼터너티브크레딧을 통해 직방의 신주인수권부사채 600억원 규모를 지난 8일 인수했다. /더팩트 DB |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사모펀드(PEF) 운용사 VIG파트너스가 부동산 플랫폼 직방에 600억을 투자했다. 핵심 서비스인 직방이 올해 1분기 처음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한 만큼 이번 투자를 통해 장기적 비전을 확보하고 성장의 밑거름이 되겠다는 방침이다.
◆ 직방 투자한 VIG파트너스 "시장 영향력 장기적 비전 긍정 평가"
1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VIG파트너스 크레딧투자부문 자회사 VIG얼터너티브크레딧은 직방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600억원 규모를 지난 8일 인수했다. BW는 미리 정해진 가격으로 일정액의 신주를 인수할 수 있는 권리가 붙은 채권이다.
직방은 그간 원룸과 투룸, 오피스텔 등 임대 분야에서 시장 존재감을 보인 부동산 플랫폼으로 아파트 시세 정보 플랫폼인 호갱노노를 운영하는 프롭테크가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아파트로 영역을 확대해 중개사 대상 광고 서비스와 신축 분양 마케팅 상품 등 신사업 모델을 론칭하는 등 보폭을 넓히는 중이다.
또한 지난 2022년 인수한 삼성SDS의 홈 사물인터넷(IoT) 사업부를 통해 스마트홈 사업에 진출해 얼굴인식 도어록이나 로비폰같은 신제품을 출시하는 등 인공지능(AI) 영역에서도 잠재력이 높은 사업 분야를 다뤄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아 왔다. 해외 분야에서도 중국, 싱가포르, 대만, 호주 등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수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무엇보다 직방의 재무 상태가 최근 개선되고 있다는 점도 투자자들의 구미를 당기는 요소로 풀이된다. 직방은 지난해 매출 1014억원, 영업손실 287억원을 기록하면서 2023년 408억원이던 적자 폭을 개선했다. 또 올해 1분기 첫 분기 영업이익이 흑자 전환했다고 밝히면서 성장세가 돋보인다. 건설경기 불황에도 그간 투자한 신사업에서 수익이 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VIG파트너스도 이런 직방의 재무 상태 개선과 신사업, 해외 사업 등을 높이 평가해 투자를 단행했다는 설명이다.
한영환 VIG파트너스 부대표는 "프롭테크 산업을 이끄는 핵심 플레이어로서 직방의 시장 영향력과 장기적 비전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VIG얼터너티브크레딧은 중장기적 관점에서 직방의 성장을 전략적으로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케이엘앤파트너스, 마녀공장 최대주주로…지분 인수 완료
사모펀드 운용사 케이엘앤파트너스가 코스닥 상장사 마녀공장 인수를 완료하면서 최대주주에 올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마녀공장 최대주주인 엘앤피코스메틱은 지난달 30일 케이엘앤파트너스의 특수목적법인(SPC) 케이뷰티홀딩스에 지분 51.87%를 매각했다고 공시했다. 양사는 지난 1월 인수합병(M&A)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으며, 3달여만에 인수가 확정됐다.
케이엘앤파트너스의 마녀공장 인수 목적은 경영 참여다. 인수대금은 1900억원으로 전액 자기자본을 활용해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당 매매가는 2만2367원으로 주식양수도계약(SPA) 체결 기준 1개월 평균 종가에 약 17%의 웃돈이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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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이엘앤파트너스는 마녀공장 최대주주인 엘앤피코스메틱과 마녀공장 인수를 위한 양해각서 체결 3달여만에 지분 인수를 완료했다. /더팩트 DB |
지난 2012년 설립된 마녀공장은 천연 유래 성분의 기능성 화장품을 판매하는 화장품 브랜드로 클렌징오일, 클렌징품, 파데프리 선크림 등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면서 안정적인 실적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1279억원, 영업이익은 186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21.8%, 17% 증가했다.
다만 주가는 부진하다. 2023년 6월 8일 코스닥에 상장한 마녀공장은 상장 첫날 '따상'(공모가 2배 시초가 후 상한가)을 기록한 후 다음 날 최고 5만3000원까지 주가가 올랐으나 이후 조정을 받았고, 올해 들어서는 2만원대를 넘지 못했다. 9일 기준 종가는 전 거래일 대비 0.00% 내린 1만9660원이다.
◆ 사모펀드 인수합병 계약, 10건 중 9건이 '빚투'
최근 10년간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가 인수합병한 계약들은 10건 중 9건이 빚을 내서 투자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차규근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자료를 받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자산 규모 상위 22곳의 국내 대형 사모펀드 운용사가 최근 10년간 체결한 인수합병 계약 142건 중 132건이 차입인수(LBO)를 통해 진행했다.
이중 39건은 차입 규모가 순자산의 50%를 넘었으며 순자산보다 높은 금액의 인수계약도 11건에 달했다. 차입비중이 높은 인수계약은 최대 154%였다.
사모펀드 운용사 중 차입 비율이 가장 높은 IMM인베스트먼트가 이름을 올렸다. IMM인베스트먼트의 평균 차입 비율은 84.7%를 기록했으며, 23건 중 14건이 차입 비율을 50% 초과하고 6건은 100%를 넘겼다.
이에 국회에서도 사모펀드 운용사의 차입인수 비율을 기존 400%에서 200%로 낮추는 것에 대한 목소리가 나오는 만큼 차입인수 비율 규제에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차입인수 현행 비율을 낮춘다고 해도 사모펀드 특성상 외부 투자를 통해 조성되는 펀드로 운용되는 만큼 실효성에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차규근 의원은 "LBO가 사모펀드의 인수합병 과정에서 여러 문제를 초래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제도개선이 불가피하다"며 "다만 LBO 자체를 제한하거나 차입 비율을 낮추는 단편적인 해법보다 비율부터 방식까지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을 열어놓고 충분히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