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만 상향 조정…2금융권 위험자산 투자 쏠릴지 관심
금리 인하기에 공격적 수신 경쟁 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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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당국이 기존 5000만원으로 묶인 예금자보호법을 9월부터 1억원으로 상향 조정하는 계획을 공식화했다. /더팩트 DB |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금융당국이 기존 5000만원으로 묶인 예금자보호법을 9월부터 1억원으로 상향 조정하는 계획을 공식화했다. 이는 약 24년만의 상향 조정으로 보호 한도를 1억원으로 올리면 저축은행 예금이 최대 25%가량이 증가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최근 조달금리가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저축은행이 금리를 올려 공격적으로 수신 경쟁을 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이에 금융소비자들이 여유자금을 어디에 맡길지에 관심이 모인다.
12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현재 운영 중인 예금보호한도 상향 태스크포스(TF)를 오는 13일 5차 회의로 마무리하고 이달 중 자금 이동 관련 상시점검TF를 발족한다.
금융위는 오는 9월 1일 예금보호한도를 기존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높이는 정책을 추진 중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7일 기자간담회에서 "연말·연초는 자금 이동이 있을 수 있어 피해야 하고 입법예고나 금융회사의 준비에 걸리는 시간을 고려해 하반기 중반 정도에 (예금자 보호 한도 상향이) 시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과 저축은행, 상호금융 등 전 금융업권 예금보호한도가 함께 높아질 전망이다. 예금보험료 인상은 한도 상향 이후 추가 논의하기로 했다.
예금자보호제도는 금융회사가 영업정지나 파산 등으로 예금 등을 지급할 수 없는 경우 예금보험공사가 금융회사를 대신해 예금 등을 지급하는 제도로 2001년부터 운영됐다. 예금보험공사가 평소에 금융회사로부터 보험료(예금보험료)를 받아 기금(예금보험기금)을 적립한 후 금융회사가 예금을 지급할 수 없게 되면 금융회사를 대신해 예금(예금보험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현재 원금과 소정이자를 합해 1인당 5000만원까지만 보호된다. 이번 1억원 상향으로 선진국 수준으로 오르게 됐다. 일례로 미국은 1인당 25만달러(약 3억5000만원), 일본은 1000만엔(약 9800만원)까지 보호한다.
이에 금융권에선 은행 대비 고금리 상품을 판매하는 2금융권으로 자금이 쏠릴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금융위와 예보가 공개한 연구 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보호 한도를 1억원으로 올리면 저축은행 예금이 16~25% 가량이 증가할 수 있다고 추산됐다.
일각에선 2금융권에 과도한 자금이 몰릴 경우 부동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고위험 분야 투자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우량 저축은행으로 자금이 대거 이동할 경우 소형 저축은행은 유동성 충격을 피할 수 없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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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준금리 인하 기조에 과거 만큼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간 금리 차이가 크지 않다는 해석도 나온다. /더팩트 DB |
다만, 금융권에선 저축은행과 상호금융권으로의 자금 이동 규모가 크지 않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기준금리 인하 기조에 과거 만큼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간 금리 차이가 크지 않다는 해석이다. 현재 5000만원의 보호 한도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은행 거래자가 저축은행을 이용하지 않는다는 점 역시 이를 뒷받침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저축은행 등 고금리 상품을 보유한 금융권으로 자금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나 1억원 이상 보유한 고액 자산가의 경우 큰 변동이 없어 과도한 움직임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예금자보호 상향과 금리 인하기와 맞물려 좀더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저축은행 및 제2금융권으로의 머니무브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면서도 "다만, 저축은행 및 제2금융권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계속되는 상황이고 대부분 주식 등의 증시 시장으로 자금이 많이 움직이는 상황에서 생각보다 그 영향이 크지도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고 설명했다.
예금자보호한도 상향에 따른 예금보험요율 인상 역시 우려되는 부분이다. 금리하락기 보험료 인상을 이유로 은행·2금융권이 이자혜택을 축소할 수 있다. 앞서 금융위 연구용역 결과에 따르면 예금보호한도를 1억원으로 상향할 경우 예보료율을 현행 수준 대비 최대 27.3%까지 상향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업권별 예금자보험 요율은 은행 0.08%, 증권·보험 0.15%, 상호금융 0.20%, 저축은행 0.40% 등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권에서는 긴장하면서도 급격한 머니무브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며 "최근 조달금리가 하락하고 있는 시장상황을 고려하면, 저축은행이 금리를 올려 공격적으로 수신 경쟁에 나서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하는 분위기"라고 했다.
다만 그는 "현재 시장상황은 그럴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예적금 금리 수준이 상대적으로 더 높은 2금융권으로 머니무브가 꽤 이루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공존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