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세계 경제 성장률도 대폭 하향 조정되고 있어 수출로 먹고 사는 한국 입장에서 향후 경기 하방 압력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KDI는 12일 발표한 ‘경제동향 5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대외 여건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경기 둔화를 시사하는 지표가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KDI는 한 달 전 4월호에서 ‘대외 여건이 급격히 악화되며 경기 하방 압력이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밝혔는데, 이번 전망을 통해 경고 수위를 한층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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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 연합뉴스 |
실제 4월 수출 전년 동월 대비 3.7% 늘어 3월(3.0%)보다 소폭 증가했지만, 조업일수의 영향을 배제한 일평균 기준으로는 전월(5.3%)보다 낮은 0.6%에 그쳤다.
정보통신기술(ICT)을 제외한 일평균 수출액은 3월 ?0.7%, 4월 ?2.7%로 감소세가 확대되고 있다.
미국 관세인상의 부정적 영향도 가시화하고 있다.
일평균 기준 미국을 제외한 국가로 수출은 1.9% 증가한 반면 대미 수출(-10.6%)은 대폭 줄었다.
특히 관세율이 인상된 대미 자동차, 철강 수출이 각각 20.7%, 11.6% 준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 부진은 5월에도 이어지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10일 수출액은 128억달러로 1년 전보다 23.8% 줄었다.
다만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은 1.0% 감소했다.
이 기간 대미 수출은 30.4% 줄며 감소세를 이끌었다.
건설투자가 극심한 부진을 지속하며 내수 회복도 지체되는 모습이다.
특정 시점까지의 공사실적을 의미하는 건설기성은 3월 전년 동월 대비 14.7% 감소하며 2월(-20.2%)에 이어 부진이 지속됐다.
국민계정상의 건설투자도 지난해 4분기 -6.6%에서 올해 1분기 ?12.2%로 감소폭이 확대됐다.
상품소비 부진이 승용차를 중심으로 일부 완화되고 있지만 소비자심리 위축이 지속되면서 소비 회복 역시 지연되는 모습이라고 KDI는 설명했다.
개별소비세 인하에 따라 작년에 7.4% 감소했던 승용차가 1~2월(10.1%), 3월(10.0%) 증가했지만 승용차를 제외한 소매판매는 0.5% 증가에 머물고 있다는 것이다.
또 서비스소비 중 숙박음식점업(-3.7%), 교육서비스업(-1.3%), 예술스포츠여가서비스업(-0.7%) 등 소비와 밀접한 주요 서비스업의 생산도 감소세를 지속했다.
이에 따라 3월 전산업생산은 1.3%로 2월(1.2%)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건설업 부진이 지속된 가운데 서비스업생산(1.2%→0.7%), 정보통신업(1.7%→0.2%), 금융보험업(3.2%→1.0%)을 중심으로 증가폭이 축소됐다.
고용시장도 위축되고 있다.
3월 취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19만3000명 늘어 2월(13만6000명)보다 확대됐지만, 정부일자리 사업이 주도하는 공공행정 및 보건복지 서비스업(15만5000명)을 제외하면 성적이 좋지 않았다.
건설업과 제조업에서 각각 18만5000명, 11만2000명 감소했고, 15~29세 청년층 실업률도 6.5%로 전월대비 0.2%포인트 올랐다.
문제는 미국의 관세전쟁에 따른 글로벌 통상 환경 악화로 세계경제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지난해 한국 성장률(2.04%) 중 수출 기여도가 1.93%포인트에 달할 정도로 수출로 먹고 사는 우리 입장에서 대외 불확실성은 경기 하방 압력을 가중시킬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KDI는 “통상 여건 악화에 따른 글로벌 경기 둔화로 향후 수출을 중심으로 경기 하방 압력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이 대폭 하향 조정됐으며 국제 금융시장의 변동성도 확대되며 대내외 경제심리가 위축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세종=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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