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는 '창고형 할인점', 롯데슈퍼는 '기업형 슈퍼마켓'에 집중
통합 매입 효과 본궤도…"올해부터 진짜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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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1분기 이마트는 매출,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증가한 반면 롯데마트는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팩트 DB |
[더팩트 | 문은혜 기자] 이마트와 롯데마트가 올해 1분기 엇갈린 성적표를 받아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가격 경쟁력을 위한 통합 매입과 점포 리뉴얼 등은 양사 공통 전략이다. 반면 이마트는 '창고형 할인점', 롯데마트·슈퍼는 '기업형 슈퍼마켓(SSM)'에 주력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난다. 이같은 전략의 차이가 향후 실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올해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증가한 반면 롯데마트·슈퍼는 영업이익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이마트는 올해 1분기 별도기준으로 총매출 4조6258억원, 영업이익 133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1%, 43.1% 증가한 금액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통합 매입 체계를 구축하고 이를 기반으로 상품 경쟁력 강화와 원가 절감에 힘써온 결과"라며 "이를 통해 확보한 가격 경쟁력을 고객 혜택으로 재투자하며 고객 수 증가와 실적 상승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롯데마트·슈퍼의 올해 1분기 실적은 암울하다. 국내와 해외를 합친 롯데마트 순매출액은 1조487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3% 소폭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34.1% 감소한 281억원을 기록했다. 국내만 놓고 보면 순매출액은 1조184억원으로 지난해보다 3.4% 줄었고 영업이익은 73.5% 감소한 67억원에 그쳤다. 같은 기간 롯데슈퍼 매출액은 3052억원, 영업이익 32억원으로 매출은 7.2%, 영업이익은 무려 73.3% 급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롯데마트·슈퍼 관계자는 "1분기 실적은 지속적인 경기 침체와 비우호적인 영업 환경에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마트와 롯데마트·슈퍼가 오프라인 채널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지난 몇년 간 공통적으로 통합 매입 체계 구축에 주력해음에도 올해 1분기 실적 희비가 갈린 배경에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통합 매입 전략을 편 이마트는 올해 본격적으로 성과가 나기 시작했다"며 "반면 이보다 앞서 작업했던 롯데마트는 지난해 호실적을 기록한 뒤 올해 기저 효과와 소비 침체 등이 겹치면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롯데마트·슈퍼는 지난 2022년 말부터, 이마트는 2024년부터 본격적인 통합 매입 작업에 들어갔다.
이마트는 창고형 할인점에, 롯데마트·슈퍼는 기업형 슈퍼마켓(SSM) 가맹점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차이가 난다.
이마트는 대용량이지만 단위당 가격은 온라인 쇼핑몰에 견줄 정도로 저렴하게 판매하는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한동안 신규 매장을 내지 않았던 이마트는 지난 2월 서울 마곡에 현 트레이더스 중 최대 규모로 신규 점포를 오픈하기도 했다. 고물가 시대에 가성비를 쫓는 소비자를 노린 전략이 적중하면서 트레이더스는 이마트의 실적 효자가 됐다.
이마트 관계자는 "올해 1분기 트레이더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6.9% 늘어난 423억을 기록했다"며 "고객 수도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보다 3% 이상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반면 롯데마트·슈퍼는 1~2인 가구, 3~4인 가구가 주로 분포한 상권을 나눠 소비 분위기에 따라 맞춤형 점포를 내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2030세대 1~2인 가구가 많은 지역에는 즉석조리식품을 주력으로 하는 '델리' 매장을, 3~4인 가구가 주로 분포한 상권에는 '벌크형' 매장을 오픈하는 식이다. 대형마트보다 매장을 빠르게 늘릴 수 있는 SSM을 중심으로 직영점과 가맹점을 늘려 근거리 쇼핑 채널로 자리잡으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롯데마트·슈퍼 관계자는 "롯데마트와 슈퍼의 상품 통합작업은 거의 마무리됐다"며 "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외형 확장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양사의 이같은 전략 차이가 향후 실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마트와 롯데마트 모두 통합 매입의 효과가 본궤도에 올라 이제부터가 진짜 경쟁"이라며 "아울러 지난 3월 법정관리에 돌입해 경쟁력이 약화된 홈플러스의 빈자리를 누가 차지할지도 관전 포인트"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