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항로 개척 '기회'…매각 작업 본격화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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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MM은 올해 1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액 2조8547억원, 영업이익 6139억원, 당기순이익 7397억원을 기록했다. /HMM |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지난 3월 최원혁 전 LX판토스 대표가 대표이사로 취임한 HMM이 올해 1분기 호실적을 거뒀다. 글로벌 불확실성과 최근 본사 이전 가능성까지 언급되면서 최 대표 경영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숙원 사업인 매각 작업이 임기 중 성사될지 관심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HMM은 올해 1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액 2조8547억원, 영업이익 6139억원, 당기순이익 739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3%, 51%, 52%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률은 21.5%를 기록했다.
HMM이 1분기 호실적을 거둔 배경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 전 선제적으로 수출하려는 움직임이 꼽힌다. 1분기 컨테이너 항로별 물동량 비중을 살펴보면 △미주 37.6% △유럽 26.2% △아주 25.0% △남북 11.1%다. 미주는 2023년·2024년 1분기(30.4%·36.1%) 대비 증가세를 보였다.
다만 2분기 이후에는 불확실성이 커 호실적을 장담하기 어려워 보인다. 미국과 중국이 관세를 유예하기로 했으나 90일 뒤 상황을 섣불리 예측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3월 주주총회를 통해 대표이사로 취임한 최원혁 사장 경영 능력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분쟁 등 전 세계적으로 발발한 전쟁 종전 협상에 참여하는 점도 예의주시하는 상황이다. 전쟁이 끝나면 수에즈 운하를 비롯한 바닷길이 자연스레 열리면서 글로벌 선사 선복량 증대 등 공급 과잉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산업은행과 해양수산부 산하 한국해양진흥공사 지분율이 71.69%인 점은 내부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소다. 다음 달 임기가 끝나는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달 미국 특파원 간담회에서 "지분을 팔아야 하는 것은 아닌지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다음 달 3일 대통령 선거 이후 새 정부가 출범하고 강 회장 임기 만료도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지분 매각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일부에서는 강 회장이 '최선을 다했다'라는 모습을 보이기 위한 발언이라는 해석까지 있다.
이런 상황에서 본사 부산 이전론이 고개를 들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지난 14일 부산에서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해운회사가 HMM인데, HMM도 부산으로 옮겨오겠다"라며 "민간 회사라 쉽지 않지만 정부 출자지분이 있기에 불가능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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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4일 부산시 부산진구 서면젊음의거리에서 열린 부산유세에서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 등을 약속하고 있다. /배정한 기자 |
HMM 안팎에서는 부산 이전에 신중한 모습이다. HMM은 서울에서 근무하는 사무직 중심의 육상노조와 선원으로 구성된 HMM해운연합노조 등 2개 노조가 있다. 사실상 본사 이전으로 사무직이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상황에서 쉽사리 찬반을 공식화하기 어려운 모양새다.
이 후보가 언급한 북극항로 개척은 HMM 미래 먹거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기후변화로 해빙이 녹으면서 북극항로를 이용할 수 있는 시기가 늘어난 상황이다. 북극항로를 활용하면 유럽으로 가는 기간은 2개월 이상에서 3주로 단축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북극항로 개척에 부산항이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상황에서 본사 이전은 중요한 논의대상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사무직 내부적으로도 편의성 차원에서 반대할 수는 있으나 당위성 차원에서는 이전에 적절하다는 의견이 있다.
마주한 경영환경이 녹록지 않은 최 대표는 지난해 HMM이 세운 중장기 전략 로드맵을 실현하며 변화에 얼마나 기민하게 반응하는지가 평가항목이 될 것으로 보인다. HMM은 지난해 9월 2030년까지 총 23조5000억원을 투자하는 중장기 전략을 수립했다.
HMM은 컨테이너 사업에 12조7000억원, 벌크 사업에 5조6000억원, 통합 물류 사업에 4조2000억원, 친환경·디지털 강화에 1조원을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23조5000억원 중 14조4000억원을 친환경 경영에 투자해 2050년 넷 제로를 2045년으로 앞당기겠다고 강조했다.
독일 하팍로이드가 해운동맹 디얼라이언스를 탈퇴하면서 일본 ONE과 대만 양밍 등과 프리미어 얼라이언스를 구축한 HMM은 태평양 노선에 집중하며 스위스 MSC와 협력을 통해 유럽 항로에서 입지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최 대표가 회사 분위기 파악 뒤 본격적인 매각 작업에 나설지도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 하림이 매각 협상을 벌였다가 무산된 상황에서 인수 후보를 찾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최근에는 인수 후보로 한진칼·LS와 물밑에서 신경전을 벌이는 호반이 언급되기도 했다.
구교훈 한국국제물류사협회 회장은 "물류 분야에 오래 종사한 최 대표가 이끄는 HMM이 종합물류기업으로 도약할지 관심"이라며 "HMM 인수합병(M&A)은 하림 사례에서도 봤듯이 자기자본 인수비율과 향후 경영 방향 등을 종합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bell@tf.co.kr
